기린 보호 관련 게시물에 5만 개 이상 댓글
▲한 남성이 중국 상하이에서 주식시장 전자판 앞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중 미국 대사관 웨이보 계정이 중국 네티즌들의 최근 경제 상황과 주식시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성토의 장이 됐다. 중국 당국이 온라인에서 여론 단속을 지속하는 가운데 화가 난 중국 투자자들이 고강도 검열을 피하고자 미국 대사관 계정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주중 미국 대사관이 올린 야생동물 기린 보호 관련 게시물에는 무려 5만3000개의 댓글이 달리고, 30만 개 이상의 ‘좋아요’가 눌렸다.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댓글은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칭찬은 무의미하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유저는 중국 주식시장의 저조한 성과를 ‘카지노’와 ‘처형장’에 빗대며 한탄했다. 또 다른 사람은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게시물은 과학자들이 위성 데이터를 이용해 미국의 기린과 기린 서식지를 보호하는 방법에 관해 설명한 것이다. 댓글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이다. 글 내용과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내용의 이 댓글들은 중국인들이 경제나 정부 성과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낼 곳을 찾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잘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앞서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지난해 12월 경제 문제에 대한 여론 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안전부는 부정적 의견이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