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서관 갖춘 지하 1층~지상 2층
주민자치회·자율방범대·문화재 지킴이
서울 은평구가 ‘인조별서유기비 누리공간’을 개소하면서 그 답을 내놨다.
서울 은평구 역촌동에 있는 ‘인조별서유기비’는 2006년 문화재청에서 보물 제1462호로 지정한 국가지정 문화재다. 인조별서유기비는 조선왕조 제16대 임금 인조가 반정으로 왕위에 오르기 전 머물렀던 별서를 기념하기 위해 숙종 21년에 세워졌다. 특히 인조반정과 관련한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드러내고, 그 현장을 증명해주는 사료로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구는 2021년 역촌동 업무보고회에서 인조별서유기비 옆에 주민들을 위한 공원 화장실이 필요하다는 건의사항을 받았다. 이를 반영해 구는 같은 해 7월부터 공원 및 부대시설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해당 토지 매입에 들어갔다. 이에 지난해 12월 조선의 보물 옆에서 주민들의 자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인조별서유기비 누리공간’이 탄생하게 됐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지난달 30일 인조별서유기비 누리공간 개소식에서 본지와 만나 “2021년 역촌동에 동 업무보고회를 돌면서 건의사항을 듣고 어떻게 해결할 건지 고민해왔다”라며 “현재 공간 매입 이후 여러 과정을 거쳐 누리공간을 개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조별서유기비 누리공간은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작은도서관이 있는 자치회관, 자율방범대 초소, 문화재 안전경비원 초소, 자치회관 소회의실 등으로 구성됐다. 구는 누리공간을 통해 다양한 주민들이 두루 이용할 수 있어 주민 자치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문화재 보호 효과도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김 구청장은 인조별서유기비 누리공간을 둘러보며 구민들이 직접 만든 소품 전시를 보고 옥상 안전점검도 진행했다. 김 구청장은 “우리 주민들이 공방에서 만든 소품들을 직접 전시해둔 걸 보니 진짜 솜씨가 좋다”라며 “옥상도 올라가 보니 탁 트여서 가벼운 프로그램도 진행할 수 있겠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평소 인조별서유기비에 자주 온다”라며 “누리공간에서 책도 읽고 공방에서 만든 소품들도 전시해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관내 동 업무보고회를 돌며 받은 주민들의 건의 사항을 꾸준히 구의 정책에 반영해오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16일부터 31일까지 관내 16개 동을 순회하며 ‘2024년 동 업무보고회’를 개최했다.
특히 구의 동 업무보고회는 다양한 구정 이야기에 대해 주민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고 공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동별 현안에 대해 구청장과 자유롭게 토론하고 공연도 즐기면서 주민들의 개성을 담아 자유롭고 특색 있게 진행됐다. 일례로 환경과 탄소 중립, 복지·문화, 마을 활동참여, 지역경제 활성화 등 해당 동과 밀접한 주제를 선정해 연극과 콘서트가 열리기도 했다.
김 구청장은 “인조별서유기비 누리공간은 1층은 자율 방범을 통해 주민의 안전을 지키는 구심점이 되고, 2층은 북카페로 주민 자치 활동을 위해 활용될 것”이라며 “문화재 보호 및 공원 활성화 기능까지 더해 주민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동 업무보고회도 민선 8기 슬로건인 ‘내일의 중심, 변화의 은평’을 실현하기 위한 원동력으로 삼겠다”며 “주민과의 소통의 자리를 통해 은평구 발전을 위한 더욱 값진 한 해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