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비트코인 베팅’ 엘살바도르 부켈레 대통령, 범죄와의 전쟁에 재선 성공

입력 2024-02-0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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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이상 득표율로 대선서 압승
갱단 척결로 치안 대폭 개선
세계 첫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
재집권 후 최대 과제 ‘경제 성장’

▲4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에서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산살바도르/로이터연합뉴스
남미 엘살바도르 대통령 선거에서 자칭 ‘세계에서 가장 쿨한 독재자’라 칭하는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압도적인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부켈레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나는 85%가 넘는 득표율로 승리했다”며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이라고 밝혔다. 이어 “같이 치러진 총선에서도 60석 가운데 적어도 58석을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부켈레 대통령의 연임은 이미 선거 전부터 사실상 굳혀졌다. 그는 강력한 갱단 척결 정책으로 시민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었다. 대규모 체포와 시민 자유 침해 논란, 연임 금지 헌법 조항을 회피하기 위한 ‘임기 만료 6개월 전 휴직’, 부실한 선거인 명부, 전자투표 업체 부정 입찰 의혹 등 각종 비판과 의혹, 논란에도 손쉽게 다시 대권을 따냈다.

부켈레 대통령은 서울 여의도 절반 규모의 부지에 거대 감옥을 짓고 갱단 조직원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들이는 초강력 ‘범죄와의 전쟁’을 펼쳤다. 그 결과 엘살바도르는 현재 인구의 1.6%가 수감 상태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투옥률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그만큼 치안 상황도 대폭 개선됐다. 한때 ‘세계 살인의 수도’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던 엘살바도르의 살인 건수는 작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를 서반구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로 만들었다”고 자찬했다. 온두라스, 콜롬비아 등 고질적인 치안 문제에 시달리던 중남미 국가들이 엘살바도르의 치안 정책을 벤치마킹하면서 ‘부켈레 신드롬’이 일기도 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2021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한 대통령으로도 유명하다.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며 국가 예산을 동원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괴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임기 초중반에는 막대한 손실을 봤지만, 최근 상당히 만회하고 투자액 대비 약 1%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부켈레 2기 행정부의 최대 과제로는 경제 문제가 꼽히고 있다. 엘살바도르 경제는 부켈레 대통령 집권 기간에 중앙아메리카에서 가장 느리게 성장했다. 엘살바도르 국민의 4분의 1 이상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말 엘살바도르와 13억 달러(약 1조7300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협상 중인 국제통화기금(IMF)은 “엘살바도르의 재정 상황이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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