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는 8일 KB금융지주에 대해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신용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S&P가 부여한 KB금융지주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은 'A, 안정적', 단기 'A-1'이다.
전날 공개된 KB금융지주의 지난해 잠정실적발표에 따르면 그룹의 은행 및 비은행 자회사들은 전반적으로 탄탄한 수익을 올렸다. 비은행 부문은 보험과 증권 자회사의 실적 개선이 신용카드와 캐피탈 자회사의 상대적 부진을 충분히 상쇄하며 전반적으로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
S&P는 "은행업과 비은행 사업을 아우르는 사업 다각화 수준이 타 금융지주사 대비 높다고"며 "주요 자회사인 국민은행(A+, 안정적)은 국내 최대 규모 은행이며 증권사, 보험사, 신용카드사 등의 비은행 자회사들도 해당 산업 내에서 주요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 순이자마진이 축소되는 점은 수익성에 아쉬움을 남긴다. S&P는 "어려운 영업환경이 이어지면서 대손비용이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향후 2년 동안 국민은행의 수익성은 다소 악화될 수 있다. 또한, 동행의 인도네시아 현지 자회사인 KB부코핀은행의 회복 지연도 여전히 부담 요인"이라고 했다.
홍콩 H지수 급락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주가연계지수(ELS) 판매규모가 상당한 점도 실적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P는 "국민은행은 해당 상품의 판매규모가 상당한 만큼 향후 실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비은행 자회사들의 경우 고금리로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압박이 심화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까지 둔화하면서 KB증권(A-, 안정적), KB캐피탈, KB저축은행 등 자기자본 대비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가 높은 비은행 자회사들의 재무부담도 확대 중이다.
다만 KB금융지주가 지속적인 수익성을 창출하면서 그룹 전체적으로 위기를 극복해갈 것으로 내다봤다. S&P는 "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는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 또한 상업용 부동산을 포함한 그룹의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도 자산규모 대비 크지 않고 대부분 선순위 트랜치로 구성되어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대규모의 부동산 PF 충당금을 적립한 데 이어 보수적인 미래경기 전망을 반영해 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 2023년 대손비용률(총 대출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전입액 비율)은 0.72%로 2022년 0.43% 대비 상승했다. 지난 그룹 대손비용의 약 40%는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점진적인 주주환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적정한 자본력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 그룹의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는 연간 순이익의 약 38.6%로 2022년 33%보다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