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 작년 역대 최대 매출…내수 악화로 영업익은 감소
올해도 외형 확장 대신 ‘리뉴얼’ 방점
국내 백화점 ‘빅3’(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가 지난해 불황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매출액을 갈아치웠다. MZ세대를 겨냥한 공간 혁신과 차별화 콘텐츠로 본업 경쟁력을 키운 결과다. 다만 영업이익은 다소 줄어, 저성장 국면을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백화점업계는 올해도 무리한 외형 확장 대신 점포 리뉴얼을 통한 수익성 확보로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12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모두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3조3033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서울 잠실점에 이어 본점이 지난해 거래액 2조 원을 돌파하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또 지난해 9월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오픈하며 단시간에 거래액 1000억 원을 돌파한 덕도 봤다. 다만 영업이익은 3.2%가 줄어든 4778억 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백화점사업이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해 신세계의 백화점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2조5570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지난해 국내 유통업계 최초 단일 점포 거래액 3조 원을 돌파한 강남점과 지역 점포 최초로 2조 원을 달성한 센텀시티 등 주력 점포의 호실적이 매출 성장을 뒷받침했다. 다만 작년 백화점사업부문 영업이익은 물가 상승에 따른 관리비·판매촉진비 동반 상승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12.4% 감소한 4399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백화점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9% 늘어난 2조4026억 원으로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6% 감소한 3562억 원으로 다소 부진했다. 인건비와 판매·마케팅비 등 고정비 상승과 소비 침체 여파가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된 영향이다.
백화점업계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새로 기록한 것은 리뉴얼을 통한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 등이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작년 한 해 거둬들인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모두 줄어, 어려운 내수 환경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백화점 업계는 올해도 무리한 지점 확장보다는 리뉴얼 투자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성에 집중,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4월 수원점의 리뉴얼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다. 2014년 개점 이후 10년 만의 리뉴얼로, 롯데백화점 수원점 쇼핑몰과 백화점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신세계는 올해 강남점 식품관과 남성명품매장 확장 리뉴얼 등 오프라인 공간 혁신을 이어간다. 현대백화점은 여의도 더현대 서울 5층 ‘팝업 플랫폼’을 727㎡(약 220평) 규모로 3월에 선보이고, 더현대 대구엔 내달 중 셀린느를 오픈하는 등 리뉴얼을 지속한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한해 쉽지 않은 내수 환경에서도 역대 최대 매출과 연결회사의 내실 경영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다”며 “백화점의 공간 혁신과 자회사 경쟁력을 높여 올해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