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신세계 회장 손녀 문서윤, 걸그룹 데뷔설...이재용 삼성 회장 딸도 NGO 인턴십
최근 ‘재벌가 자제’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진로를 찾아가고 있다. 오너가의 일원으로 사업 승계를 준비하기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자유롭게 일상을 공유하고 자신이 원하는 꿈과 관련된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더블랙레이블(THE BLACK LABEL) 연습생들로 추정되는 사진 속에 ‘신세계그룹 오너 4세’ 중 한 명인 문서윤 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문 씨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손녀이자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맏딸이다. 부친인 문성욱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신세계톰보이 대표이사의 딸이기도 한 문 씨는 패션과 문화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패션 분야와 관련한 뚜렷한 경영 승계 행보는 보이지 않고 있다. 2002년생인 문 씨는 미국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인스타그램에서 8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사진이 공개 이후 문 씨가 신인 걸그룹에 데뷔하는 것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신세계그룹 측은 “그룹의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은 개인의 일”이라며 “사실 확인 불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테디가 올 상반기 중 신인 아이돌 그룹 론칭을 준비 중인만큼 문 씨의 데뷔 여부는 지속적인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의 사업 알리고 재벌 3세의 하루를 공개한 이승환 ‘돌고도네이션’ 대표도 기업 승계와 관련 없는 기부 플랫폼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어 화제다. 이 씨는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 넷째딸 최예정 씨의 아들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겐 5촌 조카다. 이 씨는 유튜브 채널 ‘휴먼스토리’에서 ‘SK 대기업 재벌 3세의 하루’라는 영상에 등장해 경영 중인 돌고도네이션을 소개하고 일상도 공유했다.
돌고도네이션은 IT 기반 기부 중개 플랫폼으로 기부금 전액이 수혜자에게 돌아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 대표는 “기부금이 전액 수혜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누군가 100만 원을 기부하면 3% 적자가 난다”고 설명했다. 기부자들의 카드 수수료 등을 회사가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카드 수수료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해 대중으로부터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행복과 정체성을 찾기 위해 가업을 물려받지 않았음을 밝혔다.
회사의 주력 사업이 아닌 영역에서 인턴십을 거치며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고 있는 재벌 4세들도 있다.
국내 재계 1위인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의 딸인 이원주 씨는 미국 비정부기구(NGO) 단체인 ‘글로벌 시카고 시몬스 센터’에서 인턴 근무 중이다. 이 단체는 정직원 3명에 인턴은 이씨를 포함해 4명뿐인 소규모 단체로 알려졌다.
이 씨는 홈페이지의 자기소개 페이지에 “항상 내가 속해 있거나 살고 있는 사회와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며 “고등학교 캠퍼스 근처와 캠퍼스 내에서 지역 사회 봉사 단체를 도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씨는 시카고 대학교에서 데이터 과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회사 경영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손자이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아들인 정해찬 씨는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2018년 방학을 이용해 신세계그룹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실습생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하지만 이후에는 신세계그룹 계열이 아닌 삼정KPMG에서 인턴사원 경험을 쌓았으며, 아직 경영 일선에는 일절 등장하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가업을 이어야 한다는 의무감보다는 본인이 좋아하고 가치 있다고 느끼는 일을 찾아가는 젊은 세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