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과민성장증후군’ 치료 유익균 규명

입력 2024-02-14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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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이동호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 효과 확인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최수인 선임연구원, 남령희 연구원, 이동호 교수.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은 김나영·이동호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이 ‘과민성장증후군’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미생물 균주를 발견하고 성별에 따른 효과 차이까지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과민성장증후군은 특별한 질환이나 해부학적인 이상 없이 주로 식사 이후 복부 통증과 불편감을 느끼고, 설사 혹은 변비 등 배변 습관에 이상을 보이는 만성적 증상의 집합이다. 전체 한국인의 10%가량이 겪을 정도로 흔하다.

환자들이 겪는 삶의 질 저하는 심각한 수준이다. 환자들은 평생에 걸쳐 시도 때도 없는 복통과 급한 설사로 인해 학업이나 직장 생활 등에 어려움을 느낀다. 장거리 운전이나 대중교통 이용과 같은 일상 전반에서 불편을 호소한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스트레스, 염증, 장-뇌 신경계 이상, 장내세균 불균형 등이 유병률을 높이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발생 기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고, 치료법도 마땅치 않다.

연구팀은 건강한 장에서 추출한 유익균을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장에 이식하는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 이에 적합한 균주를 찾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공여자에서 관찰되는 ‘로즈부리아 파에시스(Roseburia Faecis)’ 균주가 항염증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을 확인하고,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한 쥐 모델에 13일간 경구 투여해 장내 환경 및 배변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로즈부리아 파에시스를 구강 투여하면 장내 점막과 점막 하층에 분포, 스트레스 노출 시 그 수가 증가하며 복통 등 과민성장증후군의 중증도를 높이는 ‘비만세포(mast cell)’ 수가 크게 감소하고 설사 증상이 개선됐다. 특히, 수컷 쥐에서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분변의 세균총을 분석했을 때 필수아미노산의 흡수와 연관된 유전자 발현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며, 무너진 항상성이 회복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 역시 수컷 쥐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건강한 장에서 유래된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가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을 치료할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로서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김 교수는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의 치료 효과뿐만 아니라 프로바이오틱스의 선택에 있어서 남녀 성차를 고려해야 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이번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추후 인체 대상 임상시험 연구를 진행해 수많은 현대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과민성장증후군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국제학술지 ‘암 예방 저널(Journal of Cancer Preven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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