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국회의원 선거가 가까워지며 총선 출마를 밝힌 검사들에 대한 법무부 징계가 잇달아 내려지고 있다. 징계 처분을 받은 검사들의 사표가 수리되면 정치 출마가 가능해진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이달 5일 징계위를 열고 ‘한동훈 녹취록 오보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신성식(사법연수원 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에게 징계 단계 중 최고 수준인 ‘해임’ 처분을 내렸다.
징계는 견책, 감봉, 정직, 면직, 해임 5단계로 나뉜다.
신 연구위원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지내던 2020년 6~7월 한동훈 검사장(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대화 내용이라며 KBS 기자들에게 허위 사실을 알린 혐의(명예훼손)로 올해 1월 기소돼 서울남부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신 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사직서를 낸 이후 전남 순천 지역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현직 검사 신분으로 총선 출마 계획을 밝혀 정치적 중립성 비판을 받았던 김상민(35기) 대전고검 검사는 2월 15일자로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정직 처분이 내려진 만큼 김 검사의 사표는 조만간 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김 검사에 대해 해임 처분을 권고했으나, 실제 징계는 이보다 낮게 내려졌다.
또 현직 국회의원을 만나 총선 출마를 논의한 박대범(33기) 광주고검 검사는 감봉 처분을 받았다.
박용호(22기) 부산고검 검사에게는 정직 3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박용호 검사는 마산지청장이던 지난해 3월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와 부적절한 식사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호 검사는 국민의힘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윤석열 사단은 하나회”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고검장, 23기)도 이날 법무부 징계위원회 출석 대상이다. 다만, 징계위에는 변호인만 출석했고 이 연구위원은 직접 출석하지 않았다.
이 연구위원은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법무부 과천 청사 앞에서 “윤석열 사단이 검찰 전체 대표는 아니니까 검찰에 할 말 할 분위기는 돼야 된다고 생각하며 징계위에서 이 부분을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서도 “저는 윤석열 전 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로서 오랫동안 그의 무도함을 온몸으로 겪어봤다”며 “누구보다 그를 잘 아는 제가 이러한 사이비 정권을 끝장내고 윤석열 사단을 청산하는데 최선봉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는 자와 교류함으로써 검찰권의 공정한 행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시키고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했다”며 이 연구위원에 대한 징계위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 9월 조 전 장관의 신간 ‘디케의 눈물’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윤 전 총장의 무도함과 윤석열 사단은 마치 전두환 하나회에 비견될 정도”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11월 자신의 책 ‘꽃은 무죄다’ 출판기념회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을 향해 “검사들이 조직 구성원을 감싸는 것이 마치 리더십이라고 생각하는 듯한데 지금은 그런 게 통하는 세상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