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2심서 ‘대리시험 반박’ 미국인 교수 답변서 제출했지만 ‘역효과’

입력 2024-02-1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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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가 2심에서 미국 조지워싱턴대 자녀의 온라인 시험을 대신 풀어준 혐의를 소명하기 위해 제출한 미국 대학 교수의 답변서가 오히려 항소심에서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김우수)는 8일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를 받는 조 전 장관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90쪽에 달하는 판결문을 통해 유죄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조 전 장관 측은 지난해 12월 미국 조지워싱턴대 제프리 맥도널드 교수의 서면 답변서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했다. 답변서에는 “학문 부정행위가 범죄가 되려면 고도로 추악한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최종 성적의 4%에 해당하는 두 번의 퀴즈에 대한 부정행위가 형사 기소됐다는 점이 믿기지 않는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조 전 장관 부부는 2016년 아들이 다니던 조지워싱턴대의 온라인 시험을 대신 풀어준 혐의(업무방해) 부분이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미국에서 대학교 수업 중 벌어진 단순 부정행위를 범죄행위로 보지 않는다고 해서 조 전 장관 부부의 범행을 처벌하지 않아도 된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맥도널드 교수의 또 다른 답변에도 주목했다. 맥도널드 교수가 ‘강의계획서 등에서 온라인 시험 응시 때 타인과 협업을 금지한다고 명시적으로 기재하지는 않았지만 수업 중 학생들에게 구두로 해당 내용을 고지했을 것 같다. 스터디그룹을 형성해 시험 준비를 하더라도 시험은 스스로 볼 것으로 예상했다’고 답한 부분이다.

이에 조 전 장관 부부는 당시 온라인 시험이 다른 사람과 논의하고 함께 푸는 것이 엄격하게 금지된 성격의 시험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맥도널드 교수가 답변한 ‘협력 금지’는 사회 통념상 이해할 수 있어 1심의 유죄 판단이 정당하다고 인정했다.

조 전 장관과 검찰 모두 이번 2심 선고에 불복해 상고하면서 최종 결론은 대법원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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