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2400 외부 평가 긍정적
일본 PFN AI 반도체 생산 수주
오픈AI 자체 AI칩 생산 가능성 ↑
삼성파운드리가 올해 초부터 여러 고객사에게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특히 2025년 양산하는 차세대 첨단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에 관해 물밑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실적 부진을 딛고, 올해는 장밋빛 성적을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IT 매체 샘모바일은 최근 퀄컴이 삼성전자에 차세대 2㎚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프로토타입 생산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스냅드래곤8 5세대로, 계획대로 양산까지 진행된다면 갤럭시S26 시리즈에 탑재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퀄컴은 최근까지 자사의 AP 생산에 TSMC만을 택했다. 과거 스냅드래곤8 1세대 생산 당시에는 삼성파운드리를 택했었는데, 수율·발열 등 성능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후에는 계속 TSMC를 고수했다. 1세대 이후 스냅드래곤8+ 1세대, 스냅드래곤8 2세대, 스냅드래곤8 3세대 등 모두 TSMC에서 생산했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스냅드래곤8 4세대까지는 TSMC의 2세대 3나노 공정으로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삼성에 등을 돌렸던 퀄컴이 다시 손을 내민 건 그만큼 업계에서 삼성파운드리의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올랐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삼성파운드리에서 생산한 차세대 AP 엑시노스2400에 대한 시장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엑시노스2400을 탑재한 갤럭시S24는 지난달 출시 이후 사전 예약 판매량이 121만 대를 돌파했다. 역대 갤럭시S 시리즈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삼성파운드리는 엑시노스2400을 최첨단 4㎚ 3세대 공정으로 제작했다. 2년 전 전작인 엑시노스2200 생산 당시 발열 논란에 홍역을 앓은 바 있어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공정 수율을 75%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인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방식도 적용해 발열 제어 능력도 크게 향상시켰다.
최근에는 일본의 반도체 스타트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로부터 2㎚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 과제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당시 익명의 고객사와 2㎚ AI 가속기 칩 과제를 수주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오픈AI의 차세대 AI 칩 생산에 참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는 자체 AI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1경 원 규모의 투자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 방문에 직접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협업 논의를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내년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2㎚ 공정 시장에서 초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이를 위한 기술력은 어느 정도 확보됐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공정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3나노 공정에 적용했다. GAA를 적용하면 칩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트랜지스터 용량을 대폭 늘릴 수 있다. 경쟁사인 TSMC와 인텔은 내년 2㎚부터 GAA 적용을 시작하는데, 삼성전자는 이들보다 3년을 앞선 것이기에 고객사 확보에 있어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경 사장은 지난해 5월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강연에서 "2나노 공정부터는 업계 1위도 GAA를 도입할 것"이라며 "5년 안에 기술로 업계 1위인 TSMC를 따라잡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