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접어든 실적시즌…시장 기대치 못미친 상장사 ‘절반’

입력 2024-02-2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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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코스피·코스닥 기업 497개의 51.5% 예상치 하회
시장 컨센서스 상회 비율 23.2%…실적 턴어라운드는 25.9%
금호타이어·HD현대중공업·한국항공우주 영업익 증가율 가장 커
반면 엔씨소프트·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지누스 등 가장 낮아

▲코스피가 3거래일만에 하락세로 전환하며 2650선으로 장을 마감한 2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2.47포인트(0.84%) 내린 2657.79를 나타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실적시즌이 마무리 단계 접어든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어닝쇼크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낸 상장사의 절반 가량이 시장 기대치에 못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코스피 종목 중 영업이익 성장세가 돋보인 곳은 금호타이어, HD현대중공업, 한국항공우주 등으로 파악됐다. 반면 엔씨소프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지누스 등은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조선, IT가전 업종의 실적 부진이 상대적으로 컸다.

21일 본지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지난해 연결기준 4분기 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사 중 시장 컨센서스가 집계된 코스피·코스닥 기업 497개의 51.5%(256개)가 예상치를 하회했다. 절반 가량이 시장 기대치에 못미친 셈이다.

반면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한 곳은 전체의 23.3%(116개)에 불과했다.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록한 곳은 25.9%(125개)로 파악됐다.

신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발표된 기업들의 4분기 영업이익 합산액은 29조1000억 원으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36조6000억 원을 약 20% 하회했다”며 “전통적으로 4분기 실적이 저조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지난해 저조한 성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한 종목 중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금호타이어(833.6%)다. 타이어의 원재료인 합성고무, 천연고무, 카본블랙 등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적이 대폭 증가했다.

CJ ENM(787.7%)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두번째로 높았다. 자회사인 피프스시즌이 흑자전환한 데다 음악 부문의 실적이 대폭 늘었다. HD현대중공업은 세번째로 높은 524.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해양 부문 하자보수 충당금이 대거 환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어 LX세미콘(429.1%), 동아쏘시오홀딩스(405.7%), 한국항공우주(311.5%), 더존비즈온 (200.9%), DL(192.1%), 애경케미칼(152.4%), 삼성생명(151.9%), HD현대일렉트릭(143.6%),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32.2%), 강원랜드(128.9%), 하이트진로(127.7%), 대웅제약 (127.3%) 등이 큰 폭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컨센서스를 하회한 종목 중 영업이익 감소율이 가장 높은 곳은 엔씨소프트(-91.9%)로 파악됐다. 지난해 말 출시한 신작 'TL(쓰론 앤 리버티)’의 성적이 시원치 않았고, 모바일 게임의 매출도 줄었다.

이차전지 음극재 소재 동박 생산업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91.4%)는 전기차 업황 부진과 제품 공급 과잉으로 인한 단가하락 여파로 두번째로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로 이차전지 음극재 소재인 동박 시장의 공급 과잉이 지속된 영향을 받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한 가구·매트리스 계열사 지누스(-90.3%)의 감소율이 세번째로 높았다. 미국 등 글로벌 침실 가구시장이 침체하면서 가구제품군 실적이 급감했다.

이외에 대덕전자(-86.7%), SK케미칼(-85.7%), 한전기술(-84.3%), 우진(-83.7%), 세아베스틸지주(-83.5%), 롯데정밀화학(-80.7%), 한화솔루션(-80.7%), 우리금융지주(-79.8%), HD현대인프라코어(-78.9%), OCI홀딩스(-77.2%), SGC에너지(-75.7%), 대한제강(-73.7%), DB하이텍(-72.2%) 등 순으로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섹터별로 컨센서스를 상회한 업종은 소프트웨어(1.2%), 건강관리(0.5%)로 집계됐다. 컨세서스를 하회한 업종은 반도체(-38.2%), 조선(-25.8%), 철강(-15.1%), IT가전(-13.6%), 화학(-13.4%) 순으로 나타났다.

신희철 연구원은 “지난해 성과 부진과 더불어 국내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이익 전망치 역시 하향조정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주요국 중에서도 한국의 이익전망치 하향이 뚜렷하다”며 “이익전망치가 뚜렷하게 상향되는 섹터도 나타나지 않은 만큼 개별 기업내에서 힌트를 찾아야 할 때”라고 전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이익 성장은 반도체, 유틸리티 업종이 주도할 것”이라며 “이는 이익 주도 업종의 펀머멘털의 견고함 유지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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