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이재용 회장 논의, AGI 칩 협력 가능성
오픈AI와 차세대 AI 칩 생태계 구축 개발 협력도
최근 내로라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수장들이 삼성전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올해 본격적으로 인공지능(AI) 시장 개화하는 만큼 반도체 수급을 위해 일찌감치 삼성전자와 동맹 전선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는 다음 주께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과 여러 파트너사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짐 켈러의 방한은 지난해 11월 열린 ‘삼성AI포럼’ 이래 3개월 만이다. 당시 그는 행사에 참석해 ‘자신만의 실리콘을 소유하라’라는 주제로 직접 기조연설을 진행한 바 있다.
짐 켈러는 이번 방한에서 텐스토렌트 한국 지사 설립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실리콘밸리·텍사스주 오스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인도 방갈로르, 일본 도쿄 등에 이어 6번째 지사 설립이다. 이미 텐스토렌트는 한국 지사에서 근무할 인력을 채용했다.
캐나다 토렌토에 본사를 둔 텐스토렌트는 AI 반도체 개발 스타트업이다. 텐스토렌트 수장인 짐 켈러는 업계에서 살아있는 반도체 전설로 불린다. 그는 애플, 테슬라, 어드밴스트마이크로디바이스(AMD) 등 미국 기업을 두루 거치며 각사의 주력 반도체 설계를 주도했다.
짐 켈러의 방한과 한국 지사 설립으로, 삼성전자와의 협력 관계가 더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텐스토렌트는 삼성 파운드리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다. 현재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서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에서는 4나노미터(㎚·10억 분의 1m) 4세대 공정(SF4X)을 활용해 텐스토렌트의 차세대 AI 칩렛(Chiplet) ‘퀘이사’를 생산할 계획이다.
연구개발(R&D) 등 사업 협력 역시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부터 텐스토렌트와 AI 칩 R&D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같은 해 8월에는 삼성전자 산하의 벤처캐피털을 통해 현대·기아차가 주도하는 텐스토렌트 투자 유치에 참여하기도 했다.
짐 켈러뿐 아니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굵직한 빅테크 수장들이 최근 삼성전자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저커버그는 다음 주께 10년 만에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사업 협력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AI 반도체 수급 등을 포함해 다각도로 사업 논의가 전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 전용 반도체 개발을 위한 특별 연구조직 ‘AGI컴퓨팅랩’을 신설한 바 있다. 메타와 AGI 전용 칩 설계 부분에 있어 협력할 가능성도 점쳐지는 대목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인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지난달 26일 삼성을 찾았다.
샘 올트먼은 AI 반도체를 설계하고, 생산까지 할 수 있는 자체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최대 7조 달러(약 9300조 원) 규모의 펀딩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방한 당시 그는 평택 캠퍼스에 방문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경계현 삼성전자 DS 부문장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협업 논의도 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AI 시장이 확장되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AI향 반도체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며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패키징 등 턴키(일괄생산)가 가능한 삼성전자는 매력적인 투자처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