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모아왔던 거래량 유지 중요
유료 전환 적기…거래대금 훨훨, 수수료율 핵심
빗썸이 4개월 동안 진행한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이달 종료했다. 무료 수수료 정책은 막을 내릴 예정이지만, 유료 수수료 정책으로 거래소 간 경쟁은 한층 더 심화할 전망이다.
2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모든 코인에 거래 수수료 무료를 적용하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코빗뿐이다. 고팍스는 4개 코인에 한해서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두 거래소 보다 앞서 무료 이벤트를 실시했던 빗썸은 이달 5일 정책을 종료했다. 빗썸이 수수료 유료 전환을 선언하면서 타 거래소들도 무료 정책을 중단할 가능성이 커졌다. 무료 정책 종료 후 거래량 확보 경쟁을 위해 각 거래소의 전략 설정 특히 거래 수수료율 재설정이 중요해졌다.
지난해 10월 빗썸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최초로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 이벤트를 선언했다. 국내 거래 점유율 2위인 빗썸이 수수료 무료를 적용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부족한 코빗과 고팍스는 고객 유지를 위해 같은 정책을 시행할 수밖에 없었다. 코인원과 압도적 거래량을 보유한 업비트만이 수수료 정책을 진행하지 않았다.
수수료 무료 정책 효과는 확실했다. 이날 가상자산 통계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빗썸 국내 가상자산 일일 평균 거래 점유율은 △10월 16% △11월 20% △12월 26% △1월 37%다. 같은 기간 업비트는 장기간 유지해오던 80%대의 거래 점유율이 깨졌다. 업비트 일일 평균 거래량은 △10월 82% △11월 78% △12월 71% △1월 60%로 지속해서 하락했다. 단기간이지만 코빗도 약 4년 만에 코인원을 추월하고 국내 거래량 3위에 올랐다.
또한,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상승세를 올라타면서 국내 전체 거래량도 크게 늘어났다. 거래소 입장에서 매출을 확보할 적기가 됐다.
가상자산 시장 상승세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의 거래대금 총합은 22억 달러다. 이후 거래대금 총합은 △11월 39억 달러 △12월 41억 달러 △1월 50억 달러로 지속 상승했다. 이날 22일 2월 이미 거래대금 총합은 33억 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1년 기준 수수료 무료 정책 이전 거래대금 총합이 30억 달러를 넘은 건 2월뿐이다.
빗썸은 5일 기존 거래 수수료인 0.25% 대비 대폭 낮아진 0.04%라는 거래 수수료를 내놓으며 유료화를 선언했다. 빗썸 고객들은 0.04% 거래 수수료를 적용받기 위해 매달 수수료 쿠폰을 등록해야 한다. 고객을 붙잡아 두기 위한 일종의 도구인 셈이다.
빗썸은 업계 최저 수수료를 등에 업고 거래량 확보 경쟁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날 기준 2월 업비트와 빗썸 거래 점유율은 각각 70.9%, 26.1%다.
코빗과 고팍스도 주요 수익원인 거래 수수료에 장기간 무료를 적용할 수는 없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콘크리트 고객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서는 유료 전환 시 수수료율 적용이 중요할 것 같다”며 “무료 정책을 가장 먼저 시작했던 빗썸이 기존보다 인하된 거래 수수료를 적용하면서 함께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 거래소들도 수수료를 다시 적용함에 있어 생각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