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단가 꾸준히 올라… 5년 새 42.7%↑
친환경차ㆍSUV 등 고가 차량 판매 호조 영향
지난해 자동차가 무역흑자 1위 수출 품목으로 올라선 가운데 자동차 대당 수출 단가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고가 차량의 수출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대당 수출 단가는 2만5239달러(한화 약 3356만 원)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 대수 역시 작년 동월 대비 23.5% 증가한 24만5255대로 2015년 1월(24만8000대)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자동차 수출 단가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수출 대수 역시 증가하며 수출 금액은 동월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4.7% 증가한 62억1200만 달러로 역대 1월 최고 기록을 세웠다.
자동차 대당 수출 단가는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연간 자동차 평균 수출 단가는 2019년 1만6146달러에서 2020년 1만7901달러, 2021년 2만359달러, 2022년 2만1276달러, 2023년 2만3319달러까지 올라왔다. 최근 5년 새 44.9% 이상 늘어난 것이다.
자동차 수출 단가가 높아진 것에는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와 SUV 등 고가 차량의 수출이 확대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친환경차 수출 대수는 작년 동월보다 12.2% 증가한 6만2237대였다. 친환경차 수출액 역시 20억7800만 달러로 자동차 전체 수출액 가운데 33.5%를 차지했다. 1월 친환경차 수출 금액을 대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3만3339달러다. 같은 달 내연기관차 대당 수출 가격이 2만2580달러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친환경차가 1만 달러 이상 비싸다.
세단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SUV도 수출 호조를 보였다. 지난달 전체 승용차 수출 267만2220대 가운데 SUV 수출은 202만5554대로 73.2%를 차지했다. 수출된 승용차 10대 가운데 7대는 SUV였던 셈이다.
지난달 모델별 수출 순위를 봐도 상위 10위권에 SUV 모델 8대가 이름을 올렸다. 한국지엠의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2만5956대, 트레일블레이저가 1만7056대로 각각 1위와 4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의 코나(2만1003대), 투싼(1만3460대), 팰리세이드(1만3457대)와 기아의 스포티지(1만3780대), 니로(1만3724대), 셀토스(1만441대)도 수출 상위권에 올랐다.
친환경차와 SUV의 전 세계적인 수요 확대에 따라 자동차 평균 수출 단가는 당분간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단가 상승에 힘입어 올해 자동차 수출액도 역대 최대를 달성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올해 수출액이 전년 대비 3.9% 증가한 715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원가가 올라가면서 수출 단가는 앞으로도 올라갈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수출액 역시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며 “1월 출발이 나쁘지 않다. 미국 대선 등의 변수가 남아있지만 올해는 지속해서 수출 대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