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스타트업 신규 투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1월 국내 스타트업 신규 투자액은 4497억 원을 기록했다. 전월(4361억 원)인 지난해 12월 대비 3.1% 늘어난 수치다. 전년 동월(2579억 원)과 비교하면 74.4% 증가했다. 이 기간 투자 건수도 83건에서 108건으로 확대됐다.
마이리얼트립이 756억 원으로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했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스트라드비젼(420억 원) △뷰티 브랜딩ㆍ마케팅 스타트업 진이어스(300억 원) △게임 분야 하운드13(300억 원) △생성형 AI 솔루션이 핵심 사업인 업스테이지(250억 원) △주방 자동화 로봇을 개발하는 에니아이(157억 원) 등이 투자유치 기업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10억 원 미만 및 비공개 투자도 72건이었다.
투자는 특히 교차산업 솔루션 분야에 집중됐다. 투자 건수는 15건으로 836억 원의 금액이 몰렸다. 지능형 문서처리기술 스타트업 메인라인이 270억 원 규모의 프리IPO를 유치했다.
업계에선 이번 투자 증가세가 지난해 투자 혹한기로 인한 기저효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2022년 하반기 시작된 침체가 지난해로 이어지면서 극심한 혹한기를 겪었다"라며 "아직 '훈풍'으로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지난해 분기별 벤처투자 추이를 볼 때 이번 급증을 유의미한 수치도 보는 시각도 있을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1분기 1조8000억 원에 못 미친 벤처투자 규모는 2분기 2조7000억 원대로 늘었고, 3분기 3조2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4분기에는 3조225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의 벤처투자 흐름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특히 정부는 국내 벤처투자의 흐름이 견조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총 10조9000억 원으로 2021~2022년을 제외하면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게 정부의 견해다. 중기부 관계자는 "작년 연중 회복세가 지속했다"며 "최근 4개 분기 연속으로 투자액이 늘었을 뿐 아니라 2023년 하반기(6조4000억 원)는 2022년 하반기 대비 33% 증가하는 등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올해 이후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벤처펀드 자금모집 등을 총력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중기부 모태펀드 출자예산(9100억 원) 전액을 1분기 이내에 출자하는 등 정책금융 마중물을 신속히 투입한다. ‘스타트업코리아펀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모태펀드의 ‘글로벌펀드 출자사업’에서 외국 벤처캐피털과 공동으로 운용하는 자펀드의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