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팬데믹 이전 대비 소득 늘었으나…소비성향 약화”
“금리상승 손해층, 주택보유비중 커…부동산 담보대출 비중도 높은 수준”
“금리 낮아지면 소비 긍정적이지만, 30·40대 부채비율 높아 정책 노력 필요”
25일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분석팀에 따르면 금리익스포저에 따라 가계를 구분한 결과 ‘금리상승 손해층(W-HtM)’에서 30·40대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4분위에서 7분위가 속하는 중상층이, 소비는 6분위에서 10분위가 속하는 상위층이 각각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가계별 금리익스포저를 감안한 금리상승의 소비 영향 점검’ 보고서에 담았다.
연구팀은 가계의 소득이 팬데믹 이전보다 확대됐으나 소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주목했다. 금리 상승이 가계별로 다른 영향을 미치는 점을 짚은 것이다. 이는 ‘기간간 대체’ 경로가 모든 가계에 동일한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과 다른 점으로 꼽았다.
‘기간간 대체’는 금리상승에 따라 가계가 저축을 늘리고 현재소비를 줄이는 소비선택의 변화를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소비에 대한 금리상승 영향의 핵심 경로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금리익스포저에 따른 가계를 ‘금리상승 손해층(W-HtM)’, ‘취약층(P-HtM)’, ‘금리상승 이득층(Wealthy)’으로 각각 구분했다. 금리익스포저 방향을 보면 금리상승 손해층은 음의 방향(부정적), 금리상승 이득층은 양의 방향(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취약층은 중립적으로 나왔다.
연구팀은 “금리상승 손해층은 30~40대 비중이 높고 소득은 중상층(소득 4~7분위), 소비는 상위층(소비 6~10분위)에 집중돼 있다”며 “또한 주택보유비중, 수도권 거주비중, 부채가 모두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부동산 담보대출의 비중 역시 큰 수준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특히 금리상승 손해층에 30·40대 비중이 높다고 진단했다. 연령대별 가계구분 비율을 보면 금리상승 손해층은 △30대 39% △40대 35% △50대 26% △60대 19% 등으로 나타났다. 금리상승 이득층은 △30대 13% △40대 16% △50대 23% △60대 28% 등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금리상승 손해층은 유동부채로 인해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비용 상승이 클 뿐 아니라, 한계소비성향이 높아 소비 감소폭도 크다”며 “또한 금리상승 손해층은 절대적인 소비수준 또한 높으므로 경제 전체의 소비 둔화에 대한 기여도도 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연구팀은 기간간 대체 현상에 금리익스포저가 더해져 소비를 위축시킨 것으로 진단했다. 연구팀은 “가계가 평균적으로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줄이는 가운데, 가계별로 보면 단기금융부채 비중이 높은 가계의 소비 둔화가 더욱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0·40대 부채 비율이 높은 만큼 정책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물가가 안정됨에 따라 금리도 낮아지게 되면 가계의 소비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간의 누적된 물가상승으로 물가수준이 크게 높아진 점은 향후 소비 회복 속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30~40대의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금리가 낮아질 경우, 가계부채가 재차 크게 확대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