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장·캐나다 총리 등 서구 지도자 깜짝 방문
G7, 화상회의·성명 통해 “우크라 승리 확신”
“시간 얼마나 걸리던 지속 지원 약속”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이우 외곽에 있는 안토노우 국제공항에서 가진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방식대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곳에서 3일 안에 키이우와 우크라이나를 점령한다는 (러시아의) 시나리오가 시작되기로 돼 있었다”며 “2년 전 적들이 이곳에 침공했고 2년 후 우리는 친구들과 파트너들을 이곳에서 환영할 수 있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2년이 지났고 우리는 승리에 730일 더 가까워졌다”며 “우크라이나는 처음 3일 동안 버텼고 4일째도 무너지지 않았다. 5일째도 싸웠다. 그리고 한 달, 6개월, 지금은 2년이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끝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은 누구나 전쟁이 끝나기를 원한다”며 “그러나 이는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만 이 말을 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에 ‘종전’이라는 단어에 우리는 항상 ‘우리의 조건’이라는 말을 붙인다. ‘우크라이나’라는 단어 옆에는 항상 ‘독립’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위해 싸우고 마침내 우리 인생 최고의 날에 승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젤렌스키의 연설 현장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 등 서방 주요 국가 지도자들이 깜짝 방문해 연대 의지를 보였다. 이들 정상은 함께 우크라이나 전사자 추모의 벽에 헌화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주요 7개국(G7) 의장인 멜로니 총리는 현장에서 G7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나서 우크라이나를 전폭 지지하는 의사를 재확인하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전쟁 기계’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물리치겠다는 의지를 입증했다”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이 미래를 위한 싸움에서 승리하고 포괄적이고 정의로우며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또 “시간이 얼마나 걸리던 우크라이나는 G7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긴급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명은 우크라이나의 무기 비축량이 부족하고 최전선에서 교착 상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커지는 시점에 이뤄져 눈에 띈다.
이와 함께 G7은 EU, 캐나다, 일본이 약속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환영했다. EU는 올해 542억 달러(약 72조 원) 원조 패키지를, 캐나다는 22억 달러의 원조를 각각 승인했다. 일본도 추가로 45억 달러를 전달하기로 했다. 한국과 노르웨이, 스웨덴, 네덜란드 등이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국제 공여기구 조율 플랫폼에 동참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아울러 G7은 러시아에 대한 신규 제재를 가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와 무역 제재에 대한 고삐도 더 조인다는 방침이다. 북한, 중국, 이란 등을 겨냥해 러시아 무기 생산과 부품 조달을 도와주는 제3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다는 내용도 성명에 담았다.
미국 백악관도 전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약 500개 법인·개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신규 제재를 부과했다. 다만 향후 미국의 원조 실행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601억 달러의 추가 지원 예산을 포함한 안보 예산안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하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