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C이테크건설이 지난 2022년 말 출범한 3세 경영자 이우성 대표 체제에서 내우외환 시달리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에 외부 자금 수혈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 안팎의 우려는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SGC이테크건설의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은 826억 원이나 줄면서 적자 전환하는 등 수익 악화가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약 1조8637억 원으로 전년(1조5233억 원) 대비 22.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21억 원 줄면서 189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당장 이 대표가 2022년 말 취임한 뒤 거둔 첫 경영 성과가 당기순손실 기록으로 돌아온 것이다.
SGC이테크건설은 매출 감소와 관련해 “프로젝트 진행률 본격화에 따라 매출은 확대됐지만, 원자재 등 원가 상승에 따라 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회사는 수익성 악화와 함께 고(高)부채비율 개선도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SGC이테크건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부채총계는 6410억6840만 원으로 자산총계 2217억5259만 원 등을 고려한 부채비율은 약 289%로 집계됐다.
이는 건설업계에서도 부채비율 상위권에 속한다. 지난 25일 양정숙 개혁신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종합건설 시공능력 순위 상위 50위 이내 건설사 중 부채비율 200% 이상인 건설사는 14곳으로 집계됐다. 회사의 시공능력 순위(34위)를 고려하면 회사 규모 대비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 중인 셈이다.
이에 회사는 외부 자금 수혈이 한창이다. SGC이테크건설은 전날 금융기관과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22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메리츠증권 등 금융기관을 통해 1400억 원을 조달했고, 모회사인 SGC에너지를 통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800억 원을 충당했다. 이번 자금 조달로 회사는 부채비율이 기존 289% 수준에서 200% 수준으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800억 원은 모기업인 SGC에너지 신종자본증권으로 채웠는데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이지만 자본으로 인식되는 자본형 채권이다. 결국 모기업 발행 채권으로 메꾼 만큼 모기업에 부담을 주는 구조다.
실제로 모기업인 SGC에너지의 부담은 현재진행형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SGC에너지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기업어음은 ‘A2+’에서 ‘A2’로 내렸다.
한신평 측은 신용등급 조정 이유로 “동사의 종속회사인 SGC이테크건설은 2022년 하반기부터 PF 차입금의 정상적인 차환에 차질이 발생해 만기가 다가온 일부 PF 관련 채무를 자체적으로 인수했다”며 “또 일부 물류센터 현장 등 상당수 사업장 준공 지연으로 PF 차입금에 대한 자금 보충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우발채무 부담이 현실화됐다”고 말했다.
회사의 노력에도 자금 상황 개선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당장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미청구 공사 규모는 1244억4800만 원 규모로 이 대표 취임 당시인 2022년 말 1234억 원과 큰 차이가 없다. 2021년 말 기준 686억 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두 배가량 늘었다.
또 분양 사업지 내 미분양도 이어져 회사 부담을 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강서구에 분양 중인 ‘화곡 더리브 스카이’는 지난달 12번째 임의공급을 진행했다. 지난해 6월 이후 매달 1~2회씩 임의공급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20가구가 남았다. 전체 140가구 중 약 15%가 미분양 물량으로 남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와 관련 SGC이테크건설 관계자는 “자금 조달을 통해 자본을 확충해 부채 비율 개선을 진행 중이고, (적자 전환은)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고, 원가 상승으로 인한 것”이라며 “다만 외형적으로 지속해서 성장 중이고 지난 해 연말부터 꾸준히 양질의 해외 수주를 이어가고 있어서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외부에선 현장 안전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2022년 10월 경기 안성 KY로지스 물류창고 사망사고 책임으로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받은 뒤에도 지난해 경기 시흥과 인천 검단 사업장 등 3곳에서 사망사고가 이어졌다. 2022년 사고 후 이 대표가 경영 일선에 나선 만큼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 대표는 이복영 SGC에너지 회장의 장남으로 전날 기준 SGC에너지의 지분 19.59% 보유한 최대 주주다. SGC이테크건설은 SGC에너지가 지분 32.9%를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복영 회장(6.11%)에 이어 SGC이테크건설 지분 5.51%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