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종합 1위 차지했던 도요타 제쳐
아이오닉6·코나·G80 등 최고 등급 TSP+ 받아
올해부터 강화된 시험에서도 안전성 입증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 주관으로 진행된 충돌 안전 테스트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올해부터 강화된 시험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받으며 안전성을 입증했다.
27일(현지시간) IIHS가 발표한 ‘2024 톱 세이프티 픽스(TOP SAFETY PICKs)’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6개 차종이 최고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 10개 차종이 ‘톱 세이프티 픽’(TSP) 등급에 각각 선정됐다.
현대차그룹에서 TSP 이상 등급을 받은 차종은 현대차가 7개, 기아 2개, 제네시스 7개 등 총 16개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았다. 지난해 종합 1위를 차지했던 도요타도 제쳤다. 도요타는 올해 TSP+ 1대, TSP 12대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업체들은 물론 독일, 일본 업체들보다도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한 셈이다.
TSP+ 등급을 받은 차량은 현대차 아이오닉6·코나, 기아 텔루라이드,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GV80·GV60 등 6개 차종이다. TSP 등급에는 현대차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싼타크루즈·아이오닉 5·투싼·팰리세이드, 기아 스포티지, 제네시스 GV70·GV70 전동화 모델·G80·G90 등 총 10개 차종이 올랐다.
IIHS는 1959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매년 미국 자동차 시장에 출시된 차량의 충돌 안정 성능과 충돌 예방 성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과를 발표한다. IIHS의 테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기로 알려진 만큼 시장의 신뢰도가 높다. 미국 소비자들은 차량을 구매할 때 IIHS의 평가 결과를 중요한 참고자료로 삼는다.
현대차그룹의 종합 1위는 IIHS의 시험이 강화된 가운데 얻은 결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크다. IIHS는 올해부터 정면 충돌 시험의 평가 기준을 강화했다. 이전까지는 운전석 탑승객의 부상 정도만 측정했다면 올해부터는 뒷좌석 탑승객의 부상 정도까지 측정한다. 새로운 정면 충돌 시험 도입으로 높은 등급을 받기가 더 어려워졌다.
올해 TSP+ 등급을 받기 위해선 운전석 스몰 오버랩, 조수석 스몰 오버랩, 측면 충돌, 지붕 강성, 머리 지지대 등 6개 충돌 안전 항목 평가에서 모두 최고 레벨인 ‘훌륭함(good)’을 받아야 한다. 또 전방 충돌방지시스템 테스트에서는 ‘우수함(advanced)’ 이상을, 정면충돌과 전조등 평가에서 ‘양호함(acceptable)’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한편 미국 경제 전문 방송사 CNBC는 25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은 어떻게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자동차 기업이 됐나’라는 제목의 15분 분량의 방송 리포트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며 자동차 업계 선두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CNBC는 1990년대 말 현대차가 일본 브랜드만큼의 품질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을 들으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품질을 높이기 위한 큰 노력을 통해 지금의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조명했다. 미국 시장에 먼저 진출한 도요타, 혼다 등 일본 경쟁 업체들의 모범 사례를 차용해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실행했고, 2000년대부터는 경쟁 업체들에 버금가는 수준에 올라왔다는 평가다.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업체 오토퍼시픽의 수석 애널리스트 에드 킴은 CNBC에 “현대차는 파격적인 보증 정책으로 품질에 대한 진심을 소비자에 전달했고 더 이상 값싼 자동차를 만드는 제조사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