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연 법률사무소 다반 변호사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짚어 봤습니다.
Q. 며칠 전 가정법원으로부터 '이혼조정'에 부쳐졌다는 예상치 못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 의사와 상관없이 법원 직권으로 결정된 조정 회부에 솔직히 당황스럽습니다. 소송과 조정은 뭐가 다른 건지부터 알고 싶어요.
A. 이혼소송은 당사자 간 이혼에 관한 사항이 협의되지 않을 때 상대방의 유책성을 입증해 이혼 및 위자료, 양육권 등의 판단을 받는 절차입니다. 이혼사건 '조정'은 그에 앞서 회부되는 절차입니다. 소송에 돌입하기에 전에, 가정법원에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당사자 사이에 대립된 감정과 모순된 환경의 조정을 통해 합의를 이끌고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입니다. 이혼사건의 경우 조정에 부적합한 사건을 제외하고는 사건을 조기에 선별해 조정에 회부하고 있습니다. 가사조정은 소송에 비해 절차가 간소하고 비용이 저렴하며 당사들의 삶의 과정이나 귀책사유가 판결문에 남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조정에서 합의된 사항은 소송에 비해 자진해 이행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Q. 조정기일에 제가 꼭 참석해야 하는 걸까요? 배우자 얼굴을 보면 화를 참을 수가 없는 지경이라 대면은 최대한 피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변호사가 대리 참석해도 되는 거라면 저는 무엇을 준비하면 되는 건지도 알고 싶어요.
A. 조정기일에 본인이 출석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긴 하지만, 배우자와 갈등이 심해 조정기일에 출석하는 것이 힘든 경우처럼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변호사인 대리인이 출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정기일에 합의한 내용에 대해 당사자 본인의 의사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변호사와 합의 의사에 대해 미리 의견을 나누고 실제 조정시간에는 변호사와 연락이 가능하도록 준비하시면 좋습니다. 조정기일에서는 이혼 의사, 위자료, 재산분할, 양육권자, 양육비 지급액수, 면접교섭일정 등 향후의 분쟁이 없도록 관련 내용에 대해 최대한 자세히 협의합니다. 때문에 각각의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조정 의사와 협의안에 대해서 사전에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 가정법원에 조정사건 전담 판사님이 있다고 듣긴 했는데 판사님이 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다른 전문가가 입회하는 건가요? 과연 어떤 분께서 그 모든 이야기를 듣고 합당한 중재를 내려주실지 반신반의한 상황이라 관련 정보를 알고 싶습니다.
A. 가사사건의 조정은 가정법원 조정 전담 판사님이 맡기도 하고, 조정위원이 담당하기도 합니다. 조정위원은 ‘학식과 덕망이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가정법원에서 위촉하는데, 당사자 이야기를 경청하고 필요한 조언을 해 갈등을 줄이고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도출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조정위원이 조정을 하는 경우에도 최종적으로는 조정 담당 판사님께 합의 내용에 대해 확인을 받아야 하고, 당사자가 조정조서에 서명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간혹 판사님의 확인을 받지 않고 귀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꼭 최종적으로 담당 판사님의 확인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Q. 조정기일은 최대 몇 차례까지 열릴 수 있는 건가요. 한 회차에 몇 시간이나 진행되나요. 제 쪽이나 배우자 쪽이나 각자의 입장만 주장할 텐데,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 소송으로 곧장 진행되는 건가요? 혹시라도 조정이 성립될 경우, 나중에 상대가 불복하면 어떡하죠?
A. 조정기일이 최대 몇 차례까지 열릴 수 있는지에 대한 조정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조정안에 대해 협의가 더 필요한 경우 조정기일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조정시간에 대해서도 제한은 없으나 다음 사건의 조정시간을 고려하므로 통상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조정이 성립되면 이는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지닙니다. 즉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은 이혼 무효의 소나 취소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가 아닌 한 조정으로 성립된 이혼의 효력에 불복할 수는 없습니다.
당사자 사이에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아 합의가 성립되지 않으면 조정은 불성립으로 종결되고 다시 소송이나 심판절차로 복귀하게 됩니다.
▲ 정소연 변호사
정소연 변호사는 제49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39기)에 합격해 2010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2012년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국선전담변호사, 2018년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보호정책과장, 2022년 법무부 인권국 인권정책과장으로 근무했다. 현재 법률사무소 다반 대표 변호사로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을 맡고 있으며 형사, 소년, 가사, 노무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