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에서 온 국토정책관…그린벨트 해제 키맨될까?

입력 2024-03-0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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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는 공무원들의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국토정책관에 전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을 임명하면서 건설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것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임 국토정책관 인사가 지방 그린벨트 규제 완화에 힘을 싣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29일 국·과장급 24개 직위 중 21개 직위에 대해 부처 소속을 옮기는 인사교류 발령을 냈다. 이 가운데는 환경부 자연보전국장과 국토부 국토정책관을 서로 바꾸는 인사가 포함됐다. 통상 국토부가 사업추진 정책을 펼 때 환경부가 규제정책으로 맞서게 된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인사교류다.

국토부와 환경부 간 인사교류는 20여년 만의 일이자 유이한 사례로 보인다. 2004년 1월 국토부(당시 건설교통부) 수자원국장과 환경부 상하수도국장이 자리를 바꾼 일이 있기 전까지 두 부처 간 인사 교환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2006년 10월 정부 인사관리비서관실이 작성한 '환경부-건교부간 인적교류 확대방안 보고'에 따르면 "그간 환경부와 건교부 간에는 국장급 1개 직위를 상호교류"했다고 돼 있다며 2004년의 사례만 언급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 역시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인사교류 상황을 파악한 결과 2004년 사례 외에는 환경부와 인사교류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는 정부 정책 흐름을 볼 때 지방 그린벨트 규제 완화라는 특명을 띤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는 지방 주택시장 활성화를 명분으로 그린벨트 규제를 완화하고 나섰다. 지역 산업단지를 조성할 경우 그린벨트 해제 총량 예외로 인정하고, 개발이 막혀 있던 환경평가 1‧2등급지도 해제하는 내용이다.

마강래 중앙대 교수는 "국토부와 환경부는 정책적 협업이 많이 필요한 부처"라며 "최근 그린벨트 요건 해제와 관련해서도 두 부처 간 의견 교류가 필요한 만큼 관련성이 있는 인사라는 점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 역시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환경영향평가를 담당하는 자리로, 그린벨트 해제 정책과 관련이 깊다"고 내다봤다.

국토부의 국토개발 논리에 맞서는 환경부의 자연보호 이슈를 타개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인사로도 해석된다. 마 교수는 "중앙부처 정책 결정 과정에서 협업이나 조율이 필요했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며 "국토부 업무는 산업부, 환경부 등 타 부처 협업이 필요했는데 이를 위해 이번 인사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이번 그린벨트 해제안을 두고 이미 환경부가 제동에 나설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번 인사교류 발표 전 환경부는 환경평가 1‧2등급지도 해제와 관련해 환경적으로 우수하거나 민감한 지역을 최대한 보호할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 역시 "그린벨트 정책은 국토정책관 소관 업무는 아니다"면서도 "정책 추진에 있어 어느 정도 역할은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사업을 할 때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환경부와 국토부 담당 국장이 인사교류를 통해 업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교류를 통해 환경부의 정책 제재가 해소될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토부는 국토개발 정책을 추진하려고 해도 환경부에서 규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정책 추진에 어려움이 컸다"면서 "환경부와 국토부 내부 인사 교류로 두 부처가 합의점을 찾게 되면 정책 추진이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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