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봄’에 올라탄 개미들이 웃고 있다. 삼성전자는 ‘8만전자’(주가 8만 원)을 눈앞에 두고 있고, SK하이닉스는 4일 장 중 16만81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04%, 6.59% 상승했다.
◇외국인, ‘바이(Buy) 반도체’=그 중심에 외국인 투자자가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2조7732억 원어치 샀다. 외국인 순매수 종목 1위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율도 2022년 말 49.6%에서 현재 50%대로 상승했다.
올해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외국인들이 반도체 관련주를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쌓여 있던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소진된 데다 인공지능(AI) 에서 수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3와 HBM3E의 첨단 제품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상반기 중 전체 판매 수량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하반기에는 그 비중이 9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2단 5세대 HBM을 개발, 올 상반기 중 양산키로 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도 쓸어담았다. 순매수 금액은 1조1569억 원으로 외국인 순매수 2위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부터 차세대 HBM 제품인 HBM3E 출하가 시작되는 가운데 올해도 SK하이닉스는 경쟁사 대비 시장점유율(M/S), 수익성 모두 우위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업황 반등의 방향성이 확인된 상황에서 낸드 역시 추가로 적자가 확대되기보다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미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올해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1조3471억 원 가량 사들였다. 반면 SK하이닉스는 2775억 원 어치 매도했다.
◇외국인 ‘반도체 사자’가 지속할 것인가=증권가에서는 ‘AI 시대 필수재’인 HBM과 관련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간 각축전을 넘어 전반적인 공급 부족에 주목한다. 트렌드포스는 HBM 시장 규모를 2023년 30억8000만 달러(약 4조1000억 원)에서 2027년 63억4000만 달러(8조44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수출 경기의 회복세는 향후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를 높일 것”이라며 정밋빛 전망을 했다.
반도체주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국내 증권사 24곳 평가한 삼성전자의 몸값 평균은 9만4182원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사의 투자의견 리포트 중 가장 높은 목표주가는 10만5000원이다.
증권가에선 HBM 프리미엄을 탄 SK하이닉스 목표주가도 올려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19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다올투자증권은 19만 원으로 눈높이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