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중형 이상…세단 모델은 그랜저가 유일
현대자동차·기아가 판매 중인 하이브리드 차량이 중형 이상 차급,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서 더 잘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들이 전기차 대신 중형 이상, SUV 차종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양사가 내수 시장에 판매 중인 모델 중 지난달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더 높았던 모델은 현대차 3종, 기아 2종 등 총 5종으로 집계됐다.
현대차 모델 중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높았던 모델은 그랜저, 투싼, 싼타페 등 중형 이상 모델들이다. 그랜저는 현대차·기아를 통틀어서 세단 모델 중 유일하게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 비중이 높았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은 싼타페가 4972대(내연기관2441대)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이 밖에 투싼 하이브리드 모델은 1606대(내연기관 1464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은 2003대(내연기관 1960대)가 판매됐다.
코나, 아반떼, 쏘나타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 중이지만 내연기관 모델 판매 비중이 각각 68.3%, 79.7%, 85.2%로 높게 나타났다.
기아는 쏘렌토, 카니발 등 중형 이상 SUV 2개 모델에서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더 많았다. 출시부터 내연기관 모델을 판매하지 않은 니로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지난달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은 6297대(내연기관 2374대),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은 4493대(내연기관 3496대) 판매됐다. 지난해 12월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가 시작된 카니발의 경우 판매 첫 달을 제외하고 지난달까지 2달 연속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내연기관보다 높았다.
준대형 세단인 K8은 올해 1월까지 22개월 연속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 비중이 높았으나 지난달 하이브리드 비중은 45.5%에 그쳤다. 이 밖에 K5, 스포티지의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각각 33.9%, 42.0%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들이 전기차 대신 가격대가 높은 중형 이상, SUV 차종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전기차 모델 부족, 충전 불편, 안전 등 우려되면서 전기차의 대안으로 이들 모델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유류비 절감 등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매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충분한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가 전기차 대신 중형 이상, SUV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전기차 종류가 제한적인 상황에 친환경성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차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적합한 선택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