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8.8%p↓…생명 소폭 증가
"불확실성 고려 자본관리 강화 우선"
주요 보험사들이 이달 들어 잇따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가운데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주주환원 여력은 충분하지만,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대해선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5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대형 보험사는 20~22일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주주환원 방안 마련의 기준으로 삼을 만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구체적인 내용은 5월 열리는 2차 세미나 이후 나올 듯하다”고 했다.
지난해 국내 보험업계는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82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창사 이래 처음 2조 원을 넘겼다. 메리츠화재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25.2% 늘어난 1조5748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생보사의 경우 삼성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8953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19.7% 늘었다. 한화생명도 누적순익 826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실적이 늘어나 3년 만에 주주배당을 재개했다.
순이익은 늘었지만, 배당금 비율인 배당 성향은 오히려 줄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37%로 전년(45.8%)보다 축소했고, 같은 기간 삼성생명은 34%에서 35%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충당금을 적립하라는 주문과 함께 과도한 배당 자제를 요청한 만큼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실적발표에서도 올해 배당 정책과 자사주 매입 등 질문에 명확히 답을 하지 못했던 이유다. 대부분 보험사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이후 자사주 소각 등을 포함한 추가적인 방안을 검토한 후 주주환원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대형 보험사들도 자사주 소각에 대해서는 언급을 아끼고 있어 당분간은 구체적인 배당금 확대를 발표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단한 자본여력을 갖고 있는 대형 보험사들이 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보고 주주환원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은행권의 경우 이미 주주환원 확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정책이 나오기 한참 전인 1월부터 자사주를 확대하거나 환원율을 크게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은행권과 달리 보험사들이 자본 건전성 우려가 남아 있어 주주환원 확대에 있어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킥스(K-ICS·신지급여력비율) 관련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금리 환경과 변동성 등을 고려하면 주주환원보다는 자본 관리 강화가 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