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도 주주환원에는 '온도차'

입력 2024-03-0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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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건설현장 모습. (출처=연합뉴스)

업황 악화로 건설사들의 수익성 어려움이 커진 가운데 자사주를 매입하고 현금 배당을 늘리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최근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하면서 건설사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주주환원에 무심한 건설사도 있어 온도차가 느껴진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상장 건설사들은 현금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먼저 현대건설은 지난달 보통주 1주당 600원, 우선주 1주당 650원을 현금배당 하기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674억9900만 원으로, 배당기준일은 이달 26일이다.

DL이앤씨는 보통주 1주당 500원, 우선주 1주당 550원 현금배당을 공시했다. 이에 더해 올해부터 2026년 까지 연간 연결 순이익의 25%를 자사주 매입 15% 등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HDC현대산업개발은 1주당 700원을 현금배당 하고, 올해부터 2026년까지 '3개년 중장기 배당정책'에 따라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하겠다고도 밝혔다. 배당 기준일은 기존 결산기말(12월 31일)에서 이사회결의로 정하는 날로 변경할 계획이다.

이밖에 SGC이테크건설도 주당 750원을 현금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년간 현금배당과 주주배당을 진행해 온 SGC이테크건설은 지난해는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에 이어 발행 주식 수의 3.07%에 달하는 자사주 소각을 진행했다.

반면 배당 등 주주환원 비율이 낮아진 기업도 있다. 삼성물산은 배당 성향이 2019~2021년 평균 34.0%에서 2022~2023년 15.0%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에 대해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배당 성향 확대를 통한 주주환원에 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3개년 단위의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 수준을 환원하고, 올해 4월 19일까지 자사주 591만8674주도 소각한다. 잔여 자사주는 2025년과 2026년에 걸쳐 각각 780만7563주 씩 소각할 예정이다.

이밖에 대우건설은 2009년 이후로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하나증권이 지난달 22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대형건설사들의 주주환원 배당성향은 15~30% 사이다. 특히 현금배당 15~30% 사이에 자사주 매입 비중은 높지 않은 편이다. 최근 3년간 대형사들 중 DL이앤씨를 제외하고는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 곳은 없었다.

건설업황이 어려운 만큼, 당장의 현금 활용을 통한 주주환원이 어려울 수 있지만, 건설은 사이클 산업이기에 업황 실적이 급격하게 개선되는 시점에서의 의미 있는 주주환원은 기업 가치를 크게 상승시킬 수 있다는 게 하나증권 측의 분석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공사비 상승에 따른 원가 조정으로 비용이 크게 반영된 것을 감안하면, 올해 대형건설사들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작년보다 높을 전망"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주주환원율을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기업가치 상승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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