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쪽방촌 주민에게 식사와 목욕, 야간 잠자리를 제공하는 ‘동행 식사·목욕탕’ 사업이 상생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쪽방촌 주민들은 생활환경 개선, 친목형성을 통해 자존감이 높아졌고 상인들은 매출 증대와 함께 지역사회에 봉사한다는 보람을 느꼈다. 서울시는 올해 동행식당·목욕탕 사업을 확대하고 이용 편의를 높일 예정이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동행식당이 쪽방주민들에게 제공한 식사는 총 64만2080끼로, 하루 평균 1759명(1일 1식)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행식당은 서울시가 5개 쪽방촌(창신동, 돈의동, 남대문로5가, 동자동, 영등포동)에 43개 식당을 선정, 쪽방주민들이 하루 1끼(8000원) 원하는 메뉴를 골라 식사할 수 있도록 한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용 만족도는 높았다. 동행식당 이용자 17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6%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동행식당에서 주로 식사를 해결한다는 답변도 61.1%에 달했다. 시는 지난해부터 이용자들의 낙인감을 줄이고 식당 운영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결제수단을 전자급식카드로 교체했다. 동행식당 사업주도 매출증대뿐 아니라 보람 및 돕는 즐거움을 이유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6곳의 동행목욕탕을 이용한 쪽방주민도 2만2777명에 달했다. 월평균 1898명이 목욕탕을 이용했다. 동행 목욕탕은 폭염과 한파를 피하는 야간 대피소로도 활용됐다. 지난해 밤더위 대피소 3곳은 60일간 1182명, 밤추위 대피소 4곳은 1929명이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동행식당·목욕탕 이용과정에서 주민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친목이 형성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순기능을 고려해 서울시는 올해 동행식당·목욕탕 개수를 늘리고 이용 방법도 개선한다. 동행식당은 현재 43개에서 49개로 늘리고 메뉴도 다양화한다. 식당별 모니터링을 강화해 서비스 질도 높인다. 전자결제 및 배달 시스템을 통해 안부를 확인하는 등 돌봄 공백도 메울 계획이다. 동행목욕탕도 올해 8개로 확대하고 전자결제 방식을 도입한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동행사업은 쪽방촌 주민들에게 하루 한 끼 원하는 음식을, 1주일에 한 번 따뜻한 목욕을 제공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지만 지역사회 통합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며 “올해는 동행목욕탕도 종이 이용권이 아닌 전자 방식을 도입하는 등 주민들과 사업주들의 불편을 없애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