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침체에도 건설업계가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주택시장 악화와 공사비 갈등,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불황을 견뎌낸 뒤 찾아올 회복기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인재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달 25일까지 신입사원 채용을 위한 지원서를 접수한다. 현대건설은 4월 인·적성, 5월 면접, 7~9월 인턴십을 거쳐 9월 최종 합격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인턴십은 채용할 신입사원과 같은 수의 인원을 선발해 진행한다.
모집 분야는 △플랜트(기계, 화공, 전기, 설비, 토목, 건축) △뉴 에너지(원자력·기계, 전기, 토목, 건축) △토목 △건축·주택(건축, 설비, 영업) △경영일반 등이다. 모집 인원은 두 자릿수인데 평소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글로벌 건설 리더 도약이란 올해 경영 기조에 맞는 인재를 선발할 것"이라며 "그룹의 핵심가치인 창의와 도전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핵심 인력을 늘리기 위해 대규모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그룹 공채를 통해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삼성그룹은 이날부터 18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에서 입사 지원서를 받는다. 이후 4월 온라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5월 면접 등의 순으로 채용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모집 규모는 두 자릿수로 예상된다.
GS건설도 이날부터 지원서를 받고 있다. 25일까지 접수할 예정이며 인·적성과 면접 등을 거쳐 상반기 중 합격자를 선발할 방침이다. 신입사원은 시공과 사업·영업, 설계, 안전·품질, 지원 등 전 분야에서 채용한다. GS건설은 14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현업 근무자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15일과 22일은 채용담당자와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운영한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날 올해 신입사원 공채 접수를 마감하고 AI 역량검사, 1차 면적, 2차 면접 등의 절차에 들어간다. 포스코이앤씨는 플랜트(기계, 전기, 토목, 건축)와 R&D(원자력, 이차전지) 분야에서 인재를 선발할 예정이다. 포스코 측은 구체적인 채용 규모를 공개하기 어렵지만, 평년보다 많은 인원을 뽑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견 건설사인 계룡건설산업과 금호건설, 쌍용건설은 올해 1월부터 이달 초 사이에 신입사원 공채 지원서 접수를 마감하고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이달 4일 신입사원 35명을 채용하고 입사식을 했다.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용절차를 진행해 올해 초 신입사원이 들어왔다.
다만 건설 경기 등을 고려할 때 업계 전반적으로 채용 규모가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주로 하반기 공채를 진행해 아직 올해 신입사원 선발 규모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는 않았지만, 업황을 생각하면 평소와 같은 수준이거나 소폭 줄어들 수 있다"며 "아마도 대부분은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