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 전신' LG증권으로 입사
정영채 사장과 IB 실적 이끌어
NH투자증권을 이끌 차기 사장에 윤병운 부사장이 내정됐다. 투자은행(IB) 전문가인 '증권맨' 윤 부사장이 낙점되면서 사장 인선 과정에서 빚어진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 간 갈등도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윤 부사장을 차기 사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이어지는 이사회에서 후보 확정이 되면 27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윤 부사장은 1967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한 뒤 1993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LG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으로 바뀌고 현재의 NH투자증권으로 되기까지 같은 자리를 지켰다.
윤 부사장은 기업금융팀장, 커러비지 본부장 등을 거쳐 IB사업부를 총괄하는 자리에 오르는 등 NH투자증권의 IB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IB를 중심으로 눈에 띄는 실적 성장을 이끈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의 오른팔로도 평가된다.
차기 사장 후보가 1명으로 좁혀지면서 중앙회와 금융지주 간 충돌도 소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숏리스트에는 윤 부사장과 함께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이 올랐다.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장은 여기서 정통 '농협맨'인 유 전 부회장을 추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전문성을 갖춘 후보를 강조하며 사실상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수장 자리에 증권 경험이 있는 인물이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금감원도 지난 7일 NH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 검사에 착수하며 중앙회 의견에 제동을 걸은 바 있다.
다만 윤 부사장이 단독 후보로 추천되면서 노사 갈등의 불씨는 남게 됐다. 노동조합은 내부 출신인 윤 부사장을 '정영채 라인'이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서다.
이창익 NH투자증권 노조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농협중앙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은 임기 기간 동안 서울대, 기업금융(IB) 출신으로 본인 라인을 세웠고 윤 부사장에게 공고한 자리를 물려주려고 노력했다"며 "윤 부사장이 다음 사장이 된다면 조직문화를 되살릴 수 없을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노사상생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부사장이) 새로운 사장으로 선임되더라도 강경하게 투쟁해나갈 것이고 퇴진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