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거래 범죄 수법, 갈수록 고도화·지능화…최다 유형은 ‘미공개정보 이용’

입력 2024-03-1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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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불공정거래 방식이 고도화·지능화되면서 새로운 유형의 시세조종도 나타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지난해 주식시장 이상거래 심리 결과 99건의 불공정거래 혐의사건을 적발하고 이를 금융위원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전체 건수는 2021년 109건, 2022년 105건 대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혐의 유형별로 보면 기존 방식인 미공개정보 이용 대신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유형이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미공개정보이용이 43건(43.5%)으로 가장 많았고, 부정거래 31건(31.3%), 시세조종 23건(23.2%), 보고의무위반 2건(2.0%)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부정거래 유형은 2022년(22건) 대비 40.9% 늘어났다. 무자본 인수합병(M&A)이나 각종 테마와 관련한 시세조정, 미공개정보 이용 등 여러 유형이 섞인 복합불공정거래 사건이 포함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장별로는 코스닥 시장에서 발생건수가 67건(67.7%)으로 가장 많았고, 코스피 31건(31.3%), 파생상품 1건(1.0%) 순이었다. 코스닥 시장은 전체 상장종목 수가 많고, 중소형 한계기업이 많아 불공정거래 혐의통보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의 전체 상장 종목 수는 작년 말 기준 1705개로 코스피(953개)의 2배 수준이다.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종목이 불공정거래 주요 대상이 되기 쉽다는 의미다. 상장종목 수 대비 혐의통보 비중도 코스닥시장(3.9%)이 코스피 시장(3.3%)보다 다소 높았다.

거래소는 불공정거래가 점차 조직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적발된 주요 불공정거래 혐의자 수는 사건당 평균 20명으로 2022년(14명) 대비 42.9% 커졌다. 혐의통보계좌는 사건당 평균 20개에서 31개로 5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거래 사건의 경우 복합 불공정거래 사건이 늘면서 사건당 평균 혐의자 수가 35명에서 39명으로 늘었고 시세조정 사건은 15명에서 25명으로 늘었다. 규모가 커지면서 사건당 평균 추정 부당이득 금액은 46억 원에서 79억 원으로 71.7% 증가했다.

특히 기존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장외파생상품인 차액결제거래(CFD·Contract for Difference) 계좌를 이용하는 초장기 시세조종 수법이 새롭게 등장했다. 거래소는 익명성을 높이고 저유동성 종목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주문 매체를 분산하는 등 범죄 수법이 고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 내부자·투자조합이 관여한 부정거래도 급증했다. 부정거래 31건 중 29건(94%)에 회사 내부자가 관여했고, 24건에는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이 활용됐다. 투자조합이 관여된 불공정거래 사건도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투자조합의 익명성을 악용해 실제 인수자를 은폐하고 자금 추적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거래소는 "주식투자의 저변이 확대되는 가운데 고도화된 불공정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주가 상승 사유가 없음에도 주가 상승이 장기간 지속되는 종목에 투자할 때는 기업가치와 실적 분석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테마주에 투자할 때는 단순 추종 매매를 지양하고 사실 여부 및 이행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온라인 주식 정보 카페나 리딩방 등을 통한 정보를 접할 때는 허위 사실, 단순 풍문인지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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