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산서 출산→매장 시도”…‘고딩엄빠4’ 영아 유기 현실 집중 조명

입력 2024-03-1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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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BN ‘고딩엄빠4’
MBN ‘고딩엄빠4’는 미혼모들이 아이를 두고 가는 베이비박스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13일 방송된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4(이하 고딩엄빠4)’ 33회에서는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해 영아를 유기 및 살해하는 영아 범죄와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인 베이비박스를 진단했다. 출산 직후 극단적인 상황에 처해 아기를 유기하려 했던 두 고딩엄마의 사례를 통해 영아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종을 울렸다.

윤연수(가명)가 재연드라마를 통해 18세에 엄마가 된 기구한 사연을 들려줬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던 윤연수는 친구의 소개로 한 남자를 만났고 교제 2주 만에 동거를 시작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연애 3개월 만에 여자를 밝히는 본색을 드러냈고 윤연수는 임신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남자친구에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결국 임신 7개월 차에 임신 이야기를 꺼냈는데 남자친구는 곧장 “아이를 지우라”며 폭력까지 행사했다.

결국 윤연수는 남자친구의 집에서 쫓겨나 모텔방을 전전하게 됐고 “미성년자 아니냐?”라는 모텔 주인의 의심에 “25세다”라고 버티던 중 진통이 찾아와 모텔방 화장실에서 홀로 출산했다. 더욱이 다음 날 모텔 주인은 또다시 윤연수를 찾아와 “아이 울음소리가 난다는 얘기가 나온다. 확인을 위해 문을 열어달라”라고 압박했다. 패닉 상태에 빠진 윤연수는 모텔방 창문을 열어 아이를 던지려고 했지만, 얼마 후 정신을 차려 아이를 끌어안고 오열했다.

“아이를 버릴 용기도, 키울 능력도 없어 막막하다”라는 사연에 스튜디오 출연진 모두가 가슴 아파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영아 유기와 살해 각각 발생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뤄지기도 한다. 탯줄이 달린 상태로 비닐봉지에 넣어 버린다든가. 아이가 죽을 걸 예상을 한 것 아니냐”며 “발견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영아 유기가 1379건, 영아 살해는 110건에 달했다. 공 대표는 영아 유기·살해를 저지르는 이유에 대해 “아이의 존재 자체를 아예 지우고 싶은 사람들이다. 보육원, 입양기관에 맡기면 신상이 드러날까 봐, 신상이 노출되거나 정보가 남겨지면 장래가 불이익이 올까봐 극단적인 행동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학교 뒷산에서 출산을 하게 된 지소희(가명)의 사연이 공개됐다. 학창 시절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다는 지씨는 당시 ‘SKY반’에서 입시를 준비하다 첫사랑과 만나 단 한 번 관계를 가졌다가 아이를 갖게 됐다. 양수가 터진 후에야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지소희는 “누가 알게 될까 봐 그게 더 걱정이었다. 그냥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라며 출산 장소로 학교 뒷산을 선택했던 이유를 밝혔다.

출산 이후 지소희는 “아기가 눈앞에 있는데 현실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며 “그땐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이 아기가 눈앞에서 사라지면 얘만 없어진다면 모든 게 다 제 자리로 돌아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당시 했던 위험한 생각을 전했다.

야산의 땅을 파기 시작한 지소희는 아이 울음소리에 정신을 차렸고, 그는 “정신을 차려보니까 제가 아이를 땅에 묻고 있더라. 잠깐이라도 그런 행동을 한 제 자신이 너무 싫었다. 너무 미안했다”며 눈물을 쏟았다. 아이를 안고 길거리에서 배회하던 지소희는 베이비 박스를 발견했다. 그는 “정말 우연이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정말 다행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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