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고금리 기조에 분양시장이 얼어붙자 중도금 무이자, 계약금 정액제 등 다양한 금융 혜택을 내건 신규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실수요자들이 은행 대출에 의지하기 어려워진 만큼 자금 부담을 낮춘 단지들의 메리트가 커지는 모습이다.
15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중도금 무이자 등의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분양 단지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먼저 두산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일원에 공급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은 계약자들에게 중도금 60% 전액 무이자, 계약금 1차 1000만 원 정액제 등 금융 혜택을 제공한다. 분양가의 60%에 해당하는 중도금 이자를 사업주체 측에서 부담하는 만큼 수요자들의 실질적인 자금 부담을 줄인 것이다. 이 단지는 이달 13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았다.
또 대우건설이 경기 평택시 평택화양지구 일원에 공급하는 ‘평택 푸르지오 센터파인’의 경우 중도금 대출을 무이자 대출 조건으로 신청할 수 있다.
여기에 DL이앤씨가 강원도 원주시 일원에 분양 중인 ‘e편한세상 원주 프리모원’ 2회차의 경우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며, 발코니 확장도 무상으로 지원한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이 경북 포항시 일원에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 역시 중도금 대출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계약금을 낮춘 단지들도 있다. DL건설이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 일원에 분양 중인 ‘e편한세상 신곡 시그니처뷰’의 경우 계약금 1차 1000만 원 정액제를 제공하며, 두산건설이 부산진구 양정동 일원에 분양 중인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양정’은 계약금 5% 혜택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정당계약을 위해서는 분양가의 10~20%에 해당하는 계약금이 필요하지만, 이 부분의 비율을 낮춰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인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동안 분양시장에서 금융 혜택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26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처음으로 적용돼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빌릴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든 데다, 금융사에서도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줄줄이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3.50%다. 시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연 7.03%에 달하며, 수요자들이 납부해야 하는 이자 비용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난 상태다.
이와 함께 분양가 인상이 맞물리며 내 집 마련을 앞둔 수요자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1743만 원으로 전년 동월(1571만 원)보다 10.96% 올랐다. 특히 경기 24.83%(1723만 원→2151만 원), 서울 21.03%(3063만 원→3707만 원), 전남 16.97%(1061만 원→1241만 원), 강원 15.40%(1268만 원→1464만 원) 등은 상승률이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힌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가계부채 축소 움직임으로 대출금리가 소폭 반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 혜택을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비용은 더 클 것”이라며 “여기에 올해 분양가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금융 혜택을 고려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