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관련 법정 분쟁 등 대응 노력
여성 사외이사 확대 등 물갈이도
주요 보험사가 이번 주 정기 주주총회를 일제히 개시하면서 사외이사가 대거 변동될 전망이다. 내부통제 등 감사 기능 강화와 보험 관련 법적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검사 출신과 행정관료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20일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21일 삼성생명,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의 주총이 예정됐다. 22일에는 DB손해보험, 교보생명, 현대해상의 주주총회가 개최된다.
삼성화재는 이번 주총에서 이문화 대표이사의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과 홍성우 부사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다룬다. 성영훈 전 국민권익위원장 사외이사 신규 선임 안건도 결의한다.
삼성생명은 21일 주총에서 홍원학 대표이사와 이주경 부사장, 김우석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임채민 법무법인 광장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다룬다. 임 후보자는 지식경제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 실장,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같은 날 진행되는 한화생명 주총에서는 박순철 법무법인 한뫼 대표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정순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임성열 예금보험공사 이사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사외이사 4명 중 3명을 교체한다. 한화손보는 김주성·이창우·문일·김정연 현 사외이사를 재선임할 방침이다.
22일에는 DB손보가 주총을 소집하고 정종표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DB손보는 지난해 김정남 부회장이 대표직을 내려놓으며 공동대표 체제에서 정 대표 단독 체제로 개편됐다. 정 대표 단독체제 개편 이후 베트남 현지 손해보험사 지분을 인수하는 등 해외진출 발판을 마련한 점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해석된다. 추가 임기는 3년이다.
같은 날 진행되는 교보생명 주총에서는 조대규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은 신창재 대표이사 회장과 조 대표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신 회장이 전략·기획과 자산운용을 맡고, 신임 조 대표가 보험사업을 담당한다.
현대해상은 손창동 전 감사원 감사위원을 사외이사로 새로 맞이할 예정이다.
흥국화재는 29일 주총을 열고 송윤상 대표이사를 정식 선임할 예정이다. 지난 2년간 흥국화재를 이끌어 온 임규준 대표는 고문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총에서 보험업계는 사외이사를 대폭 물갈이하며 변화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조직개편을 추진하며 특정 부서를 확대하거나 신사업을 추진하는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하는 만큼 법조계 출신이나 금융당국 등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주문한 지배구조 선진화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 사외이사를 늘리거나 구성을 변화시키는 모습이 보인다”며 “금융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법조계 출신이나 금융당국 관료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