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미국 시장서 기지개 켜는 K바이오

입력 2024-03-1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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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 미국에 진출한 국산 신약들이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K바이오의 중추인 국산 신약이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들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며 현지 시장에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FDA 허가’ 타이틀 획득에 그쳤던 한계를 넘어섰단 평가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지난해 미국 전체 매출은 2708억 원으로 전년 대비 60.1% 증가했다. 출시 이래 꾸준히 처방 수를 늘려 현지 신규 환자 처방 수(NBRx) 1위 뇌전증 치료제다. 글로벌 처방 환자 수는 10만 명을 돌파했다.

엑스코프리는 2019년 11월 미국 FDA 승인을 받아 2020년 5월 출시됐다. SK바이오팜이 물질 발굴부터 글로벌 임상, FDA 허가, 미국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직접 진행한 신약이다. 직접판매(직판) 체계라 초반 영업·마케팅비용 부담이 있지만, 매출이 늘어나는 대로 수익성이 커지는 구조다.

현지 매출은 2020년 127억 원으로 시작해 2021년 782억 원, 2022년 1692억 원으로 매년 성장했다. 미국 누적 매출은 5000억 원을 넘어섰다. 2029년까지 국내 제약사 최초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달성을 목표 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의 흥행으로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1년 4분기 이후 8분기 만이다. 올해는 월간 처방 수(TRx)를 3만 건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대웅제약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도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파트너사 에볼루스(Evolus)는 지난해 2억2000만 달러(약 29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에볼루스의 매출 대부분은 나보타 판매 실적이 차지한다.

에볼루스의 매출은 2020년 5650만 달러에서 2021년 9970만 달러, 2022년 1억4860만 달러로 해마다 큰 폭으로 뛰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억5500만~2억 6500만 달러로 정했다. 전년 대비 26~31% 늘어난 규모다.

나보타는 2019년 2월 FDA의 허가를 받아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해외 매출 성장에 힘입어 올해 준공을 목표로 경기 화성시에 3공장을 짓고 있다. 완공 후 연간 생산량을 1800만 바이알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2022년 9월 FDA 허가를 받은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은 판매 기반을 다지고 있다. 파트너사 어썰티오(Assertio)가 공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롤베돈은 지난해 5560만 달러(약 74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롤베돈은 2012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이전됐다. 어썰티오는 지난해 4월 스펙트럼을 인수해 롤베돈의 판매·개발권을 확보했다.

2022년 10월 미국에 출시된 롤베돈은 3개월 만에 매출 1000만 달러를 달성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후 지난해 1분기 1560만 달러, 2분기 21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어썰티오가 판매를 시작한 3분기는 800만 달러에 그쳤다. 다행히 4분기 1100만 달러로 반등하면서 올해 추가 성장을 노리고 있다.

롤베돈은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미국에서 화학항암요법 치료를 받은 당일에 투약하는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치료제는 24시간이 지나야 투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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