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카드 이용액이 전년보다 6% 늘어난 가운데 연체율도 급등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여신전문금융회사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전년(1076조6000억 원)보다 5.8% 늘어난 1139조3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신용카드 이용액은 941조8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6.5%(57조8000억 원) 증가했고, 체크카드 이용액은 197조5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5%(4조9000억 원) 증가했다.
카드 대출 이용액은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카드 대출 이용액은 102조 원으로 1년 전(103조8000억 원)보다 1조8000억 원(1.7%) 감소했다.
지난해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이용액은 57조5000억 원으로 1000억 원(0.2%) 늘었지만,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은 44조5000억 원으로 1조9000억 원(4.0%) 줄었다.
지난해 카드 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을 뜻하는 카드사의 연체율은 1.63%로 전년 말(1.21%)보다 0.42%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2014년(1.69%)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다.
카드사의 부실채권 비중도 급증했다. 카드사의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4%로 전년 말보다 0.29%p 높아졌다.
다만, 카드사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09.9%로 모두 100%를 상회하는 가운데 전년 말(106.7%)에 비해서도 3.2%p 상승했다.
조정자기자본비율도 19.8%로 경영지도비율(8%)을 크게 상회했고, 레버리지배율(5.4배)도 규제한도(8배 이하) 아래로 전년 말(5.6배) 대비 0.2배 하락하는 등 개선됐다.
카드사의 실적도 악화됐다.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의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당기순이익은 2조5823억 원으로 전년(2조6062억 원)보다 0.9% 낮아졌다.
이는 카드 사용액 증가로 할부수수료가 7596억 원, 가맹점수수료가 5968억 원, 이자수익이 2521억 원 늘었지만 대손비용이 1조1505억 원, 이자비용이 1조1231억 원 더 크게 확대된 데 따른다.
다만, 한도성 여신 관련 규정 개정 영향으로 대손준비금 적립 후 당기순이익 2조9044억 원으로 전년보다 58.9% 크게 늘어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체율은 카드사와 비카드 여전사 모두 전년 말 대비 상승했지만,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전년 말 대비 개선됐고, 조정자기자본비율도 규제비율을 크게 웃도는 등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금융시장의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을 높이도록 지도하는 한편, 여전채 발행시장 동향과 유동성 상황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유동성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