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ㆍ조선ㆍ철강 등 국내 기업 수혜 기대
다만 금리 인상 폭 작아 영향은 제한적
일본이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고 금리를 인상하면서 한국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일부 경합 품목에서 국내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일본의 금리 인상 폭이 작아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BOJ)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현행 -0.1%인 단기 정책금리를 0.0~0.1%로 인상하기로 했다. BOJ가 단기금리 인상을 결정한 건 2007년 이후 17년 만이다. 이로써 2016년 도입된 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8년 만에 종료됐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금리 인상이 엔화 강세를 불러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제품 가격경쟁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에 따라 일본 기업과 경합 관계에 있는 국내 일부 산업군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정책팀장은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가격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산업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표적으로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이 수혜 업종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일본으로의 아웃바운드(한국인의 해외여행) 급증으로 인해 지속되고 있는 여행수지 적자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의 금리 인상이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와 산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번 금리 인상 폭이 0.1~0.2% 수준으로 크지 않을뿐더러 과거와 달리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 관계자는 “엔화 가치 상승으로 일본과 경합하는 국내 일부 제품들의 수출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일본이 생산기지가 해외로 많이 다각화된 점, 금리 정책 변경에도 당분간 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 등을 볼 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의윤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더라도 원화 역시 올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원·엔 환율의 변동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과 맞물리면 엔화 강세 폭이 커지면서 우리 수출 기업에 영향이 있겠으나,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 수석연구원은 “일본과 경합 관계에 있던 품목들도 많이 차별화가 되면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에는 엔저(엔화 가치 하락)일때나 엔강(엔화 가치 상승)일 때나 마찬가지로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일본의 금리 인상이 직접적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지난해부터 일본산 철강재가 국내에 낮은 가격에 들어오며 일부 영향을 끼친 것은 맞지만, 전체 국내 물량을 놓고 보면 일본산 철강이 극적인 영향을 줄 만큼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