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뛰었던 시멘트 업계…올해 경영은 ‘첩첩산중’

입력 2024-03-1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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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시멘트 단양공장 모습. (사진제공=한일시멘트 )

지난해 시멘트 가격 인상 등으로 호실적을 누린 국내 시멘트 업계가 올해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실적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착공 실적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데다 제조 원가와 환경규제에 대한 비용 투입 등 부담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매출액이 1조8000억 원으로 전년 1조4876억 원 대비 2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466억 원으로 전년(1180억 원)의 두 배를 넘었다.

이 기간 아세아시멘트의 매출은 1조401억 원에서 1조2005억 원으로 뛰었고, 영업이익도 1180억 원에서 1469억 원으로 늘었다.

성신양회 역시 지난해 매출이 1조1133억 원으로 전년(1조304억 원)보다 8%가량 확대됐다. 영업이익은 18억 원에서 733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매출의 70%가 시멘트(7832억 원)에서 나왔다. 쌍용C&E 매출은 1조7060억 원에서 1조 8694억 원으로 10% 가까이 올랐다. 다만 영업이익은 1920억 원에서 1841억 원으로 줄었다.

삼표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 역시 비슷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표는 매출 8237억 원, 영업이익은 8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모두 뛰었고, 한일현대시멘트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 늘어난 5047억 원, 36% 확대된 480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 대부분이 호실적을 받아들었다.

시멘트 업계는 최근 건설 경기 침체와 유연탄 등 전력비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에 시달렸다. 이런 상황에서도 줄줄이 견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지난해 시멘트 내수 출하량이 늘면서 수요가 회복된 데다, 판매단가 인상 효과가 지난해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올해도 이같은 경영 환경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건설 경기 환경이 녹록지 않은 탓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5.0p(포인트) 상승한 72.0을 기록했다. 1월 67.0으로 3개월 만에 60선을 기록하다가 2월에 5.0p 상승해 70선을 회복했다. 계절적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 경기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엔 건설 경기 침체 등에도 판매단가 현실화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는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내수 출하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주택건설실적통계에선 지난해 1∼11월 전국 아파트 착공 실적이 13만3585가구로, 전년 동기 27만8566가구 대비 52% 쪼그라들었다. 201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수도권 아파트 착공 실적은 6만6212가구로 전년 동기(12만9286가구) 대비 48% 줄었다. 지방도 전년 동기(14만9280가구)보다 54% 떨어진 6만7373가구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지방 모두 아파트 착공실적이 6만여 가구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건설업은 시멘트의 전방산업이다. 수요처가 건설업인 만큼 건설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과 시멘트 업계의 시차는 6개월이다. 건설 경기가 안 좋은 경우 6개월 뒤에 시멘트업계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올해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가 시작되면 하반기부터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다 시멘트 제조원가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력비와 운반비 상승과 탄소중립 및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설비투자 등으로 올해 경영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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