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소주 원료 회사 풍국주정이 삼성전자, TSMC 등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도입하면서 핵심 소재인 탄산가스(CO2)를 시작으로 첨단소재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풍국주정의 국내 최초 4N급 이상의 초고순도 에탄올이 반도체, 바이오 및 제약 원료 등 다양한 공정에 필수 소재로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이차전지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전해질 제조 용도로도 초고순도 에탄올 사용이 늘고 있어, 갈수록 줄어드는 소주 소비에 대응하기 위한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풍국주정의 지난해 매출액 증가는 소주 가격 인상에 따른 영향이다.
풍국주정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5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 영업이익은 50% 감소한 37억 원으로 집계됐다.
풍국주정 관계자는 “소주 판매는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지난해 단가 인상에 따라 매출액도 증가한 것”이라며 “환율이 올라 원료 가격 인상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국내 주류 시장은 소주와 맥주, 탁주 정도가 시장을 지배하던 과거와 달리 와인과 위스키 등 소비자들이 찾는 주종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소주 소비가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주 소비 감소 흐름에 따라 풍국주정은 소재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산업용 가스 사업부(선도산업)는 주요 사업소에 산업용가스 충전소 및 특수가스 제조 플랜트를 보유하고 있다. 각종 산업용 고압가스인 산소, 질소, 알곤, 헬륨 및 의료용가스, 냉매가스, 혼합가스 등을 제조 공급한다. 산업용가스는 석유화학, 금속공업, 열처리, 자동차, 반도체업계를 비롯한 첨단산업과실험연구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분야에 거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 등으로 의료용 가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고품질의 안전한 의약품을 생산·공급할 수 있는 의료용 가스 시장에서 큰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수소가스 사업부(에스디지)는 주정용 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고순도 수소와 친환경 고순도 아세틸렌을 생산하며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에스디지는 효성, SK어드밴스드, 대한유화공업, 롯데BP로부터 수소 원료가스를 공급받아 최첨단 제조시설과 안전 및 순도관리 시스템을 통해 초고순도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대규모 수소 배관망을 통한 판매와 원격지간 원활한 제품공급체계를 위해 최신의 이동충전차량으로 전국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해 수소를 공급 중이다.
또 나프타 정제공정을 거친 원료가스를 공급받아 최신 공법으로 고품질의 아세틸렌을 생산해 최첨단 반도체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EU)에서 공급망 전반에 걸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준수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ESG 공급망 실사법’을 2024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으로 친환경 소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풍국주정은 국내 최초로 최신공법인 추출 증류를 통해 △99.5% △99.9%(3N) △99.99%(4N)이상 급의 초고순도 에탄올 생산 공정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세척 및 웨이퍼 건조, 전기자동차 리튬이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의 핵심소재 및 식각액이나 금속 부식방지, 바이오 및 제약 원료의 제조, 친환경 페인트 용제, 화학실험 및 분석용 시약 등 다양한 공정 필수 소재로 99.99% 이상 순도의 초고순도 에탄올이 요구된다.
전기자동차 외에도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스마트폰, 인공위성, 태양광전지 등 광범위한 배터리 산업 분야에서 초고순도 에탄올은 기초소재로서 필요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