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파시’ 뇌에 이식해 컴퓨터 커서 움직이며 게임 즐겨
머스크, 시력 회복 제품 ‘블라인드사이트’ 개발 암시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20일(현지시간) 앞서 1월 자사 칩을 처음으로 두뇌에 이식한 사지마비 남성이 생각만으로 온라인 체스 게임을 할 수 있는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뉴럴링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제품 ‘텔레파시’의 임상시험 시연-생각만으로 컴퓨터와 비디오 게임 컨트롤”이라는 설명과 함께 스트리밍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주인공인 놀런 아르보는 올해 29세로 8년 전 다이빙 사고로 척수 부상을 당해 어깨 아래부터 마비가 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컴퓨터 체스 게임을 좋아한다면서 움직임을 머리로 생각해 컴퓨터 커서를 움직여 체스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럴링크가 동물에 이어 인간 임상시험에 성공한 영상을 3년 만에 올린 것이다. 앞서 뉴럴링크는 2021년 4월 유튜브에 AI 마이크로 칩 2개를 뇌에 이식한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비디오 게임을 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동물실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어 지난해 5월 텔레파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았으며, 그해 9월에는 경추 부상이나 루게릭병으로 사지가 마비된 환자들을 첫 임상시험 대상자로 모집했다. 1월 28일 처음으로 텔레파시를 사람의 뇌에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아르보는 이날 “수술을 받은 후 하루 만에 퇴원했으며 수술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생각만으로 전자기기를 조정하는 것은 뉴럴링크가 최초는 아니다. 미국의 블랙록뉴로테크, 호주 스타트업 싱크론 등이 이미 뇌에 칩을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뉴럴링크는 이들 기기보다 더 많은 전극을 갖춰 향후 더 많은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며, 외부기기와 무선으로 연결돼 작동된다는 차별점이 있다.
아울러 머스크는 이날 엑스에 “텔레파시 다음 제품은 ‘블라인드사이트’가 될 것”이라며 시력을 회복할 장치를 선보일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 장치가 초기에는 마비된 환자의 기능 회복을 돕는 것”이라며 “언젠가는 건강한 사람들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