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동산 PF 정상화 추진을 위한 간담회
건설업계 직접 만난 것은 처음
금융권 “정상사업장 지원 확대”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주택건설회관에서 건설 유관단체·금융회사·협회 등과 연 ‘부동산 PF 정상화 추진을 위한 간담회’ 이후 백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이 건설업계를 직접 만나 건설현장의 애로나 건의사항 등에 대해 의견을 청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4월 이후 PF 정상회 계획 등을 발표할 상황이 되면 금융권과 건설업계 의견을 듣는 등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3~4분기부터 정상화 작업들이 검토되도록 계획 중”이라며 “금융권에서는 사업성이 없다시피 한 브리지론 등을 정리하고, 필요하다면 금융지주별로 1000억~2000억 원 이상으로 운용 중인 자금들을 통해 2차 재구조화 펀드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복현 원장은 “금융권 PF 연체율은 2% 후반대로 금융시스템 측면에서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고금리 및 공사비용 상승 등으로 사업성이 현격히 악화된 PF 사업장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면서 “금융자금이 부실사업장에 장기간 묶이게 되면서 건설사 및 금융회사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부실사업장을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경·공매 등을 통한 사업장 정리·재구조화를 중점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또한, PF사업장의 사업성을 보다 정교하게 평가하고 부실사업장 정리를 촉진하기 위해 사업성 평가기준과 대주단협약 개편도 추진 중이다. 금감원은 현장의 불합리한 제도·관행도 발굴해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 원장은 “금융권은 정리·재구조화 활성화를 위해 금융지주 계열사 등을 중심으로 모범사례를 계속 만들어 나가고 금융권 정상화 지원 펀드의 조성 규모 확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건설업계 참석자들은 사업장별 옥석 가리기와 정리·재구조화를 통한 사업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금융권의 PF 자금 공급이 보다 확대돼야 하며, 정상화 추진 사업장에 대해서까지 PF 금리 및 수수료를 과도하게 높게 요구하는 사례 등의 개선을 요청했다.
이 원장은 “건설업계에서 PF ‘옥석 가리기’와 적절한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대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시행리스크를 관련해 시공사가 지나친 부담을 안는다는 점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며 “정상화가 가능한 우량 사업장의 경우라도 지나치게 과도한 이자나 수수료로 정상화에 장애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를 비롯한 금융권 참석자들은 경·공매 등 다양한 방식의 재구조화 사례를 적극 발굴·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정상 PF 사업장에 대한 금융공급 등 부동산 PF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4월 위기설’에 대해서 이 원장은 “상반기 내에 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작동할 만한 문제가 될 규모의 사업장이나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점검해서 확인하고 있다”며 “유동성 이슈를 금융당국인 2022년 중반부터 점검하면서 2년 정도 이끌어왔다. 소위 4월 위기설에 대한 것들에 대해서는 걱정을 안 해도 될 것이라는 말씀을 감히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홍콩H지수 ELS와 관련해 이 원장은 “여러 가지 법률 이슈 내지는 재무적 이슈 이런 것들을 검토하는데 금융지주나 은행에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실무단의 여러 가지 논의가 금감원이랑 은행이랑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기관 조직별로 정리된 의견이 전달된 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 내 절차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 저희가 일단 검사에 착수한 거니까 빨리 검사를 진행해서 원인과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들을 조금 도출하는 이 작업을 이번 주나 다음 주라도 바로 시작하려 한다”면서 “제도 개선과 관련된 내용이 4, 5월 중부터는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한승구 대한건설협회장, 정원주 대한주택건설협회장, 김태진 GS건설 사장, 박경렬 DL이앤씨 부사장, 윤대인 대방건설 대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등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