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고위 관계자, 본지에 “바그너 활동에 초점”
전문가 “푸틴, 자국 전쟁 지원 위해 아프리카 금 착취
한 달 1억1400만 달러 가치”
모스크바 테러, 바그너에 한층 힘 실어줄 듯
24일(현지시간) 새벽 바그너는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아프리카 인력 채용 공고를 게시했다. 공고문에는 “장거리 출장 인력이 급히 필요하다”, “휴가 중인 직원과 신입 사원을 모두 고용한다”, “바그너는 아프리카에서 할 일이 많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해당 공고는 2월 말 처음 등장한 후 이달 들어 빈번하게 올라오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바그너 병력이 아프리카에서 우크라이나로 대거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다시 복귀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미국 역시 러시아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바그너와 더불어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여러 세력은 그들의 이익을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자원과 사람들을 착취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는 여전히 이들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린 아프리카 국가들이 바그너 활용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자국에 안보를 제공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본 것은 바그너가 활동하는 지역에서 착취 문제가 명백히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용병들은 1월 부르키나파소와 같은 새로운 국가에 진출했고 말리처럼 이미 활동 중인 국가에선 병력을 더 늘렸다”며 “말리에선 정권을 돕는 대가로 매달 1080만 달러(약 145억 원)의 현금이 바그너에 지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푸틴의 주요 관심사는 금을 통한 이익 창출”이라며 “크렘린궁에 있어 아프리카 금은 한 달에 1억14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말 러시아는 2021년 5월부터 말리를 통치 중인 군사 독재 정권과 대규모 금 정제 공장 건설을 위한 각서를 체결했다”며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200톤의 금을 처리할 능력을 갖추게 되고, 이로써 서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작업이 가능해지고 말리에서 생산된 모든 금은 러시아의 손을 거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보안 서비스 대가로 최대 규모 금광에 대한 독점적인 접근을, 수단에선 주요 금 정제소를 통한 많은 양의 밀수를 허락받았다”고 주장했다.
클레멘트 연구원은 “세계 금융 제재 여파로 인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금을 지원할 대안을 찾는 게 시급해졌다”며 “결국 아프리카에서의 사업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총평했다.
제임스 혼캐슬 사이먼프레이저대 국제관계학 교수 역시 “바그너는 프리고진 시절 아프리카에서 수익성 높은 여러 사업장을 운영해 왔고, 재정적 이익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제재를 극복할 추가 수단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그너는 그간 말리와 리비아에서 이익을 증진해 왔지만, 최근엔 서아프리카에서 더 광범위하게 발전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100명 넘는 사망자를 낸 모스크바 총기 난사 테러는 바그너의 아프리카 확대에 힘을 더 실어줄 전망이다. 테러 배후를 자처한 이슬람국가(IS)가 아프리카에서 활개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IS가 아프리카에서 행진을 벌이고 있다”며 “IS가 새로운 거버넌스를 구축하도록 내버려 둔다면 또 다른 잔혹 행위를 계획할 더 많은 여지를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