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제2 한류 뷰티붐…중국 화장품 바람보다 더 강하고 오래갈 것”
2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최대어’로 불리는 에이피알이 올해를 글로벌화 원년으로 삼고, 미국과 일본 등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미국, 일본, 중국, 홍콩 등 해외 매출 비중은 작년 4분기 기준 665억 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 855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신재하<사진> 에이피알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에이피알의 해외 매출 비중은 약 40%였는데, 글로벌 시장을 지속적으로 지행하고 있어 해외 시장 비중은 점차 커질 전망”이라며 “올해는 성과를 내는 것에 중점을 둘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희선 미용기기’로 잘 알려진 뷰티 테크 기업 에이피알은 홈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와 화장품 ‘에이프릴’, 패션브랜드 ‘널디’ 등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2014년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탄탄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2018년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해 시리즈 투자에 의존하지 않는 자생력을 갖췄다. 지난해에는 매출 5238억 원, 영업이익 1042억 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각각 32%, 166% 성장한 규모다.
가장 크게 성장한 시장은 미국이다. 지난해 미국 매출은 679억32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27% 증가했다. 신 부사장은 “올해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장은 미국으로, 미국은 단일 시장 규모면에서도 가장 크지만 미국에서 뜨면 다른 국가로의 파급효과도 굉장히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뷰티업체들이 중국 덕분에 잠깐 올랐다가 사드와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 종식 시점에 리오프닝 기대가 있었지만, 생각보다 중국 성과는 좋지 않았다”며 “그 기간 한국 브랜드 회사들은 미국과 일본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고 작년부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제2 한류 뷰티 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고,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지 않고 중국에서의 화장품 바람보다 더 강하게 오래 갈 것이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기업공개(IPO) 준비 과정은 쉽지 않았다. 상장심사 청구기간까지 포함하면 약 5년이 걸렸다. 2020년에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지배구조가 불안정하다는 지적을 받아 코스닥 IPO 철회 신청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미루기도 했다. 신 부사장은 “전보다 이번 상장심사 과정과 분위기는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근 IPO 과정에서 대두된 여러 사안들로 회사에 안정성에 대한 심사 기준이 강화된 탓이다. 회사가 안정적인 매출, 영업이익,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꼼꼼한 심사가 계속됐다. 신 부사장은 “이 때문에 에이피알의 상장 사례가 시장에서도 큰 관심사였다”며 “증권신고서 정정공시 일정에 맞춰 월간실적을 추가해 올렸다”고 설명했다.
에이피알은 두 번째 IPO 도전에서 더 꼼꼼하게 준비한 덕분에 ‘설립 10년 미만에 벤처기업 인증 이력이 있는 기업’이 코스피에 상장한 첫 사례를 기록했다. 코스닥인력뱅크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했고, 투명경영위원회를 발족했다. 또 내부관리제도도 세 차례에 걸쳐 고도화 작업을 하며 내부통제를 강화했다.
다만, 상장 이후의 주가는 회사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공모가 25만 원에 상장한 에이피알은 상장 당일 최고가 46만7500원까지 올랐다가 하락해 현재 26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신 부사장은 “오버행을 겪는 중이라고 판단한다. 주가가 공모가와 많이 붙어 있는 상황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지만, 사업 계획과 맞물려 (주가를) 우상향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며 “주가는 단기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길게 바라보면 기대치에 부합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지침 발표에 따라 당사에서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고려할 계획이고, 주주환원 정책도 장기적으로 적극 검토하겠다”며 “상장 기대와 책임감이 무거운 만큼 주주친화적 기업, 글로벌 기업으로 계속 지켜봐주고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