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형 핵심 기술로 세계서 알테오젠‧할로자임 개발
셀트리온, 정기주총서 개발 발표…아미코젠‧휴온스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피하주사(SC)제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C제형은 기존 정맥주사(IV)보다 효능과 편의성이 높고 오리지널 특허 만료와 상관없이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는 SC 제형 변경의 핵심 기술이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아미코젠, 휴온스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SC제형을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SC제형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셀트리온의 기본 모델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것”이라며 “특허가 끝난 제품은 알테오젠 같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제품을 만들고 있다. 모든 제품은 아니지만, 인간 히알루로니다제가 필요한 제품은 자체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현재는 임상에 진입한 단계는 아니며 개발 초기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가 진전되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가 필요한 바이오시밀러에 적용해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재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SC제형 개발에 성공한 회사는 한국의 알테오젠과 미국의 할로자임 뿐이다. 알테오젠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SC제형 변경 플랫폼 하이브로자임으로 여러 글로벌 빅파마와 협업하고 있다. 지금까지 4건의 기술이전으로 7조 원에 달하는 계약을 했다. 최근에는 미국 머크의 키트루다 SC제형 계약을 비독점에서 독점으로 변경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는 인체 내 피하에 존재하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효소다. 피하조직의 투과성을 높여 약물의 확산 속도를 높이고, 피부 안쪽의 혈관으로 흡수될 수 있게 해 약물확산제로 사용된다. IV제형을 SC제형으로 변경하는 기술의 핵심이다. 피하로 주사된 히알루로니다제는 약물을 빠르게 침투시키고 2~3시간 주사를 맞는 IV제형과 달리 장소 상관없이 5분 내로 투여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SC제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국내 기업도 개발에 나섰다.
바이오 소부장 기업 아미코젠은 최근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개발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아미코젠에 따르면 4년 전부터 SC제형에 필요한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를 선정하고 분석해 왔다.
아미코젠은 할로자임과 알테오젠에서 사용하고 있는 ‘히알루로니다제 PH20’이 아닌 새로운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를 개발 중이다. 현재 SC제형 기술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PH20’을 바이오의약품과 섞어 피하로 주사한다. 하지만 회사 측은 기존 제품과 다른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를 사용해 효소 활성, 열 안정성과 생산성이 개선된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아미코젠은 인천 송도에 SC제형 히알루로니다제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도 갖췄다. 또한 현재 자회사 로피바이오에서 개발 중인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에 히알루로니다제를 적용해 키트루다 SC 제형 제품 개발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휴온스는 자회사 휴온스랩을 통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HLB3-002’를 개발 중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최근 오리지널 의약품인 할로자임사 히알루로니다제와 추가 비교 시험한 결과 동등한 효력을 확인했다. 다만 할로자임과 서열이 동일해 특허 장벽을 넘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휴온스는 올해 임상시험계획(IND) 신청할 예정이며, 2025년 말 품목허가 획득이 목표다. 이를 위해 히알루로니다제 개발부를 신설해 관련 부서를 통합하고, 협력 파트너를 확장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 네스터에 따르면 SC제형에 이용되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는 2023년 10억 달러(1조3337억 원)에서 2036년에는 120억 달러(16조4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