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사상 최대 슈퍼 콘탱고’…시장, 심각한 공급 부족 베팅

입력 2024-03-3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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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과 선물 가격 차이, 105달러까지 늘어나
향후 몇 개월 뒤 공급 부족 한층 심화 전망
광산업체 구리 생산량 감축
중국 제련소도 공동 감산 합의
주요 투자은행, 구리 가격 연내 1만 달러 이상 점쳐

중국의 경제 부진으로 인해 구리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슈퍼 콘탱고’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발 원자재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미래에 구리 가격이 치솟을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 가격은 톤당 8832달러(약 119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현물 가격보다 105달러 비싼 수준으로, 격차는 블룸버그통신이 해당 통계를 시작한 1994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지면서 슈퍼 콘탱고에 이르렀다.

일반적으로 슈퍼 콘탱고는 지금 당장의 불안에 수요가 바로 급격히 줄어들고 그만큼 공급 과잉 현상이 일어나 현물을 저장할 재고 공간이 부족할 때 발생한다. 선물 계약에 반영되는 현물 저장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구리 시장에서 글로벌 공급 부족 현상이 미래 더 심해져 가격이 앞으로 몇 개월 뒤 훨씬 더 큰 폭으로 뛸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슈퍼 콘탱고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달 초 열린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내놓은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기대에 못 미치자 트레이더들은 구리에 대한 중국 수요 전망치를 하향했다. 중국 정신선물의 장지에푸 선임 애널리스트는 “수요 회복이 예상만큼 강하지 않다”며 “현재로선 매수가 매우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맥쿼리는 올해 중국 구리 수요 증가율이 지난해 6.7%에서 3.9%로 둔화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부진한 중국 수요 전망에 최근 글로벌 광산업체들이 구리 생산량 감축을 본격화했다. 이들은 중국 경제 활동이 부진한 탓에 광산 채굴 규모를 줄였다. 원자재를 금속으로 정제하는 구리 제련소들도 조달되는 원자재의 부족으로 인해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제련소들은 그동안의 치열한 경쟁으로 적자가 계속되자 이달 중순 공동 감산에 합의했다. 그 여파에 이달 초 구리 가격이 톤당 90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에 주요 투자은행들은 향후 몇 달 안에 가격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속적인 공급 발 충격으로 인해 구리 가격은 연말까지 톤당 1만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광산의 채굴 중단이 늘면서 70만 톤의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정제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라며 “3분기까지 구리 가격은 톤당 1만20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어설명 슈퍼 콘탱고(Super Contango)

콘탱고는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거나 결제월이 멀수록 선물가격이 높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선물에는 만기까지 발생하는 현물 보유비용이 포함돼 그 가격이 현물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비정상적으로 높아질 땐 슈퍼 콘탱고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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