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루가 웬 말” MLB 때아닌 ‘유니폼 품질’ 논란…이유가

▲2024년 2월 21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미디어 데이에서 찍은 사진(왼쪽). 하의에 넣은 상의가 비쳐보인다. 오른쪽 사진은 2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투구하는 뉴욕 양키스의 선발투수 카를로스 로돈. 점선 부분 유니폼이 땀으로 젖어 있다 (USA투데이스포츠·AFP/ 연합뉴스)

논란의 시작은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선 2월 21일 LA 다저스의 일본인 듀오 오타니 쇼헤이(30)와 야마모토 요시노부(26)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캐멀백 랜치 글렌데일 야구장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함께 유니폼을 입고 찍은 사진이 공개됐다. 이 사진에서 바지 안으로 넣은 상의가 훤히 비치는 ‘시 스루 차림새 연출됐다.

3월에는 다른 이슈로 선수들의 유니폼이 도마 위에 올랐다. 2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MLB 경기에서 양키스의 간판스타인 외야수 애런 저지(32)의 상의 겨드랑이 부분 땀 얼룩이 화제가 됐다.

문제의 유니폼은 미국의 유명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와 파나틱스가 각각 디자인과 생산을 맡은 MLB 새 유니폼이다. 나이키와 파나틱스는 2020년부터 10년간 10억 달러(약 1조3400억 원) 규모의 MLB 공식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1995년 설립된 파나틱스는 현재 MLB를 포함한 미국 내 주요 프로 스포츠 리그의 유니폼과 장비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과거에도 품질에 비해 가격이 비싼, 이른바 ’가성비‘ 논란에 시달렸다. 여기에 이번 야구 유니폼까지 논란이 되자 스포츠 팬들의 비난이 거세진 것으로 보인다.

나이키는 성명을 통해 “이 유니폼이 이전 모델보다 더 부드럽고 가벼우며 신축성이 뛰어나다며 ”MLB 역사상 가장 발전된 유니폼을 만들기 위해 선수, 팀, 리그와 긴밀히 협력했다“고 밝혔다.

MLB 측도 ”새 유니폼이 신축성을 25% 더 높여 운동성을 향상하고 건조도 28% 더 빠르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니스 놀란 MLB 글로벌 소비재 부문 수석 부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유니폼 바지는 지난 시즌 사용했던 바지와 재질과 두께가 같다“며 ”원단에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선수들은 새 유니폼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유격수 트레이 터너는 유니폼을 두고 ”모두가 그것을 싫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한 선수도 볼티모어 배너와의 인터뷰에서 ”(창고형 아울렛 브랜드) TJ MAXX의 ’짝퉁‘ 저지처럼 느껴진다“고 혹평했다.

미국 현지 매체들도 ’유니폼 품질 논란‘ 보도에 나섰다. 미국 공영방송 PBS는 바지 속이 비치는 사진을 공개하며 ”어떤 선수는 ’종이 같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매체 USA투데이는 ”선수들이 속이 비치는 시스루(see through) 바지 대신 낡은 바지를 입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나이키가 유니폼 디자인을 맡고 MLB가 이를 승인했음에도 야구팬들은 압도적으로 파나틱스를 비난했다“고 전했다.

현지 네티즌들과 팬들도 유니폼 논란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건 완전 쓰레기” “젖은 냅킨 같다” “다 비쳐서 민망하다 ” “비가 와서 바지가 비쳐 보일 땐 어떻게 할 거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