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2000달러 대에서 3배 이상↑
가격 급등 장기화에…국내사 대응책 골몰
기후변화와 생산량 감소로 코코아 가격이 두 달 새 2배 이상 치솟으면서 국내외 초콜릿 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네슬레, 허쉬 등 글로벌 초콜릿 업체들은 초콜릿 함량 줄이기에 나선 가운데 국내 업계도 비축분 소진을 앞두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일 미국 뉴욕 국제선물거래소(ICE)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5월 인도분 코코아 가격은 톤(t)당 97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약 2달 전(1월 29일) 가격 4732달러와 비교하면 106.4% 더 비싸다. 톤당 2000달러대 수준이었던 코코아 가격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오름세다. 11월 4000달러 선을 넘겼고 꾸준히 올라 올해 3월 중순 8000달러를 돌파했다. 이후에도 가파르게 오르며 1만 달러를 넘길 기세다.
코코아 가격이 계속 오르자 글로벌 초콜릿 업체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코코아 가격이 뛰면서 제과업체들이 초콜릿 제품 용량이나 코코아 함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초콜릿에 땅콩버터, 크림 등을 추가해 부피를 채운 제품도 늘고 있다.
같은 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현지 소비자단체 ‘위치’를 인용해 소매점에서 올해 부활절 달걀 모양 초콜릿은 가격이 오르거나 용량이 줄었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이미 코코아 함량을 줄인 상황이다. 1월 네슬레는 영국에서 초콜릿 함량이 기존 제품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적은 신제품을 출시했고, 허쉬는 ‘초콜릿 프로스티드 도넛 킷캣’ 제품의 초콜릿 코팅을 절반으로 줄였다.
국내 업체들은 아직 초콜릿 제품 가격 인상 움직임은 없지만, 현 상황이 지속한다면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밖에 없다. 글로벌 업체들처럼 가격은 유지하되 함량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국내 업체들의 경우 통상 수 개월분의 코코아를 비축해 놓기 때문에 단기간의 가격 변동은 버틸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코코아 가격 인상이 장기화할 경우 타격은 불가피하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당장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지만 수입처 다변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제 코코아 가격은 지난해 여름 이상기후로 산지에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치솟게 됐다. 여기에 코코아 농부들이 수익성이 높은 업종으로 경작물을 바꾸면서 전체적인 생산량이 더욱 줄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