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값이 낙폭을 줄이면서 상승 기대감이 피어오르는 가운데, 최초 분양 당시 대거 미분양 됐던 단지들의 잇단 완판 소식이 들리고 있다. 이들 단지는 대부분 분양시장이 얼어붙었던 작년 11~12월 사이 분양한 곳들이다. 매매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자 미계약분을 '줍줍'하기 위한 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몰리면서 미분양 소진에 속도가 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에 공급한 '매교역 팰루시드'는 전날 계약률 100%로 완판됐다.
이 단지는 권선 113-6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지하 2층~지상 15층, 총 2178가구(일반분양 123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 101㎡ 최고가가 12억 원에 육박해 고분양가란 지적이 나온 곳이다. 지난해 12월 말 분양 당시 평균 경쟁률 3대 1을 기록하고도 30%의 저조한 계약률로 대거 미분양 됐다. 미분양 소진을 위해 올 2월 무순위 정당계약부터 계약금을 기존 10%에서 5%로 조정 했고, 한달 여 만에 수백 여 가구에 달하는 물량이 전부 팔렸다.
삼성물산 분양 관계자는 "입지적 장점과 더불어 일부 계약조건 변경을 통해 수요자 부담을 낮춘 점이 분양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롯데건설이 공급한 부천 '소사역 롯데캐슬 더 뉴엘'도 최근 완판됐다. 이 단지는 올 2월부터 선착순 동호지정 계약을 진행해 한달 여 만에 전 가구가 집주인을 찾았다. 또 대우건설이 지난해 11월 부산 남구 문현동 일원에 내놓은 '문현 푸르지오 트레시엘'도 선착순 계약 2개월 만인 지난달 계약률 100%를 달성했다.
계약 마감 초읽기에 돌입한 단지들도 다수다. GS건설이 같은 시기 수원 영통구 일원에 분양한 '영통역자이 프라시엘'도 계약률 85%로 완판이 임박했다. 일반분양 472가구 중 전용 84㎡와 대형 일부 물량을 제외한 모든 타입이 주인을 찾았다. 이밖에 현대건설이 파주 운정신도시에 선보인 '힐스테이트 더 운정'도 계약 속도가 붙어 순항 중이다.
미분양은 건설업계는 물론 정책을 운용하는 국토교통부 등도 골칫거리다. 미분양은 자금흐름을 막고 정부의 정책효과도 떨어트리는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6만4874가구로 전월보다 1.8%(1119가구) 늘었다. 지방 미분양 주택은 전월보다 소폭 감소했음에도 5만2918가구로 여전히 전체 미분양 주택의 80% 이상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미분양 소진에 속도가 나고 있는 것은 여러모로 시장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작년 말 미분양됐던 물량들이 빠르게 팔리고 있다. 지방에서도 입주 물량이 지나치게 많은 지역을 제외하곤 계약 흐름이 많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3월 미분양 물량은 2월보다 나아진 분위기다. 대단지, 브랜드 단지들은 팔리고 있다"며 "다만 지방 외곽 중소 아파트들은 회복되려면 금리 인하, 양도세 완화 등 정책 기조 변화 등이 필요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