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관상동맥우회술 받은 481명 환자 대상 후향적 연구 결과 발표
관상동맥우회술(CABG) 전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도 수술 성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장형우·김준성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안소연 의학연구협력센터 교수팀이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기 전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수술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는 후향적 연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좁아진 관상동맥을 대체할 수 있는 혈관을 연결해 심장에 혈류를 공급하는 우회로를 만들어주는 수술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방역 당국은 재유행을 대비해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 접종 이후 혈전이 형성되거나 심근염, 급성심근경색 등 심장 관련 합병증 발생 사례가 드물게 보고되면서 고위험 심혈관계 질환 환자들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고위험 심혈관계 질환 환자들로부터 수술 전후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안전성 및 접종과 수술 간 적절한 간격에 대한 문의를 받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성인 환자 가운데 백신 접종 여부가 확인된 481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을 코로나19 백신 미접종 집단과 접종 완료 집단으로 분류했으며, 제조사의 권장 접종 횟수(1회~2회)를 충족할 경우 완료로 간주했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 오차를 줄이기 위해 두 집단에 1:1 성향점수를 매칭(Propensity score-matching)한 후 최종적으로 156쌍의 환자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수술 전 코로나 백신 접종 여부에 따른 1년 생존율과 합병증 발생률, 1년 후 CT 혈관조영술을 통한 혈관의 개통률(patency)을 확인했다. 추가로 백신 종류별 생존율, 백신 접종일과 수술 사이의 간격이 30일 이내인 경우와 30일을 초과하는 경우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수술 전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환자와 접종을 완료한 환자에게서의 1년 생존율과 합병증 발생률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1년 후 혈관 개통률도 백신 접종 여부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백신 종류에 따른 생존율 및 백신 접종일과 수술 사이의 간격도 두 그룹 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장형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을 정도로 심혈관계 위험이 큰 환자에게서도 관상동맥우회술 전 백신 접종을 받는 것이 수술 후 1년까지도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면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신부전 등 높은 심혈관계 위험이 있는 환자라 할지라도 담당 의사와 상담 후 가급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아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심장협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