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콘택트렌즈 인터넷 판매 금지는 합헌"

입력 2024-04-02 12:00수정 2024-04-0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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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택트렌즈의 인터넷 판매를 금지한 현행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일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8일 재판관 8:1 의견으로 안경사가 전자상거래 등을 통해 콘택트렌즈를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5항 제1호 중 ‘안경사의 콘택트렌즈 판매’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안경사 A씨는 2018년 2~6월 사이 인터넷으로 약 3억5000여만 원의 콘택트렌즈를 판매하면서 의료기사법을 위반한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신청했다.

A씨는 해당 재판과는 별개로 의료기사법 제12호 제5항 제1호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도 했다.

해당 조항은 “누구든지 안경 및 콘택트렌즈를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의 방법으로 판매 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콘택트렌즈는 규격화된 기성품"이라면서 구매자가 시력검사 등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규격을 알게 된 뒤에는 안경사에게 별도의 처방을 받을 필요 없이 단순 반복해 구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자상거래를 일괄적으로 금지하는 건 콘택트렌즈 판매자의 직업의 자유, 고객의 선택 자유를 필요 이상으로 침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보다 엄격했다. “콘택트렌즈는 손상되기 쉬운 부위인 각막에 직접 부착해 사용하는 물품이므로 그 유통과정에서 변질, 오염이 발생할 경우 착용자는 심각한 건강상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콘택트렌즈 착용자가 정확한 사용 및 관리방법을 안내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 위험성이 있다”면서 “이 같은 위험성을 고려해 안경사가 소비자를 직접 대면해 충실히 안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면 판매를 해야 보관이나 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질, 오염의 책임 소재가 분명해진다는 점, 비대면 판매 시 안경사가 아닌 사람이 콘택트 렌즈를 판매하는 행위를 규제하기 어렵다는 점도 판단의 이유로 들었다.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이투데이DB)

헌법재판소는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할 때 전자상거래 등을 통한 콘택트렌즈 판매를 제한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일부 소비자가 불편을 겪게 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소비자의 안건강 보호를 위한 것인 이상 일부 소비자 불이익을 이유로 해당 조항을 과도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일한 반대의견을 제시한 이영진 재판관은 비대면 판매 시에도 사용방법과 유통기한ㆍ부작용 등을 소비자의 휴대전화나 이메일로 전송할 수 있는 점, 구매는 전자상거래로 하되 콘택트 렌즈 제공을 안경업소에서 직접 하는 대안이 존재하는 점, 의료기기법에 따른 잠재적 위해성 등급에 따라 규제 정도를 달리하거나 처방전을 전제로 판매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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