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교과서 개발비 폭증 영향…올해도 상당 수준 투자 재원 요구
교과서 발행 부수 1위 기업인 미래엔이 지난해 외형 성장을 이어가면서 명성을 지켰다. 하지만 수익성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급감하면서 반쪽짜리 수성에 그쳤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엔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이 2186억 원으로 전년보다 10.4% 늘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2296억 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미래엔은 이후 매출이 1900억 원대를 유지했다.
미래엔의 매출 신장은 2023~2025년도 국정도서 발행자 선정 입찰 결과 초등국어(특수포함) 과목 발행권자로 선정되는 등 위상을 이어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향후 디지털 교과서로의 전면전환 및 교육의 디지털화에 대비해 디지털 학습에 최적화된 신규 모바일 학습 서비스 ‘디지털초코’를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급전직하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작년 영업이익은 176억 원으로 전년보다 44.6% 급감했다. 최근 10년 내 가장 작은 규모기도 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대비해 개발비가 대폭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미래엔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물가상승에 따른 고물가, 원자재 공급망 불안정 등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하는 가운데서도 원가 상승 부담에서는 비켜나 있었다. 작년 매출이 10% 느는 동안 매출 원가는 47.1%를 기록해 전년과 비교해 변동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판관비가 733억 원에서 980억 원으로 33.8% 늘면서 영업이익 규모가 크게 줄었다. 이러한 판관비 증가 요인으로는 경상개발비 급증 영향이 컸는데 47억 원에서 281억 원으로 528.8% 폭증했다. 여기에 제조경비에 포함된 개발비를 더한 회사 전체 연구개발(R&D) 비용은 383억 원에 이르며 회사 매출 대비 17.5%를 차지한다. 전년에는 74억 원. 3.8%에 불과했으며 2021년에도 138억 원, 7.0%로 작년의 3분의 1가량에 그쳤다.
아울러 디지털 교과서 관련 개발비는 올해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한다. 미래엔은 “올해 검인정 교과서 합격률과 채택률이 발표되는 시기로 ‘검인정 교과서 1위 수성’을 달성할 경우 안정적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디지털 교과서 개발이 대규모로 실행될 예정이어서 상당한 수준의 투자 재원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엔그룹은 최근 주요 사업 및 성과를 이끌었던 내부 인재를 발탁하고 신규 성장동력 확보와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분야별 전문가를 신규 영입하는 등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미래엔 미래전략실에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후 한국투자증권(옛 동원증권) 기업금융부에 입사해 한국투자증권 FI금융부장, 기획조정실장, IB4본부장 등을 역임한 김성철 전무를 영입했다. 또 미래엔 에듀케어 대표이사에는 미래엔 한범석 경영지원본부장을 선임하고 엔베스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원동원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