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SW진흥법ㆍAI 기본법 통과 희망, 상임위 계류
EU 등 세계 각국 AI 규제·진흥 제도 마련…입법 시급 지적
21대 국회가 곧 막을 내리면서 계류 중인 IT 주요 법안들이 폐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3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발의된 전체 의안 1036개 중 654개 법안이 계류 중이다. 백분율로 환산하면 63.1%이다. 국회 전체위원회의 계류 의안 비율이 63.4%로, 전체 위원회 평균에 살짝 못 미친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전일 기자들을 만나 “국회에 나가 있는 법들이 통과됐으면 좋겠다”면서 “대기업의 공공 SW 참여를 허용하는 SW진흥법과 AI 기본법의 통과를 바란다”고 말했다. ‘AI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AI 기본법)’은 지난해 과방위 법안2소위를 통과했으나 4월 현재까지 상임위 전체회의에 계류 중이다.
우선허용·사후규제 원칙을 두고 시민사회의 반발이 커지자 해당 원칙을 삭제하자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이렇다 할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EU 등 세계 각국에서 AI 규제·진흥 제도를 마련하고 있어 입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국내 IT 업계에서 통과를 바라는 법안 중 하나는 ‘앱마켓 독점방지법‘이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2건은 앱마켓 사업자가 시장 질서를 저해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법안은 앱마켓 또는 외부 웹 경로 등을 통해 자유롭게 앱을 내려받을 수 있는 ‘사이드로딩(Sideloading)’을 법제화했다. 앱마켓 사업자가 타 사업자에 대한 거래 제한 등을 하지 않도록 협정서의 표준양식을 마련해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신고하도록 하는 방안 등도 다뤘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공정위가 구글을 상대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421억 원을 부과하면서 발의됐다. 공정위는 구글이 게임사를 경쟁 앱인 원스토어에 게임 출시를 하지 못하게 한 행위를 시장 질서를 저해한 행위로 판단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법안이 통과되면 애플 휴대전화 iOS에서 앱스토어 외에 구글플레이, 원스토어 등을 쓸 수 있게 된다”면서 “해당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과 단말기 제조사에게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부담하게 해 취약계층 통신 복지를 강화하도록 한 법안이 폐기되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및 방송통신발전법 개정안은 네이버·카카오 등 온라인 기업과 삼성전자 등 단말기 제조사에게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행법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전기통신서비스 요금을 감면해 제공하도록 하고 있으며, 기간통신사업자가 재원을 부담하고 있다.
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망사용료 관련 법안도 8건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은 넷플릭스 등 콘텐츠 제공사업자에게 망 사용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 2월 트위치가 한국 철수를 선언하며 잠깐 논의가 불붙었지만, 이내 총선 정국이 되며 국회의 관심이 사그라졌다.
망 사용료를 두고 CP(콘텐츠 사업자)와 ISP(인터넷서비스사업자) 간 견해차가 크고, 미국 정부가 계류 중인 법안이 “반시장적”이라면서 재차 우려를 표한 터라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21대 국회 임기는 5월 말까지로, 22대 국회에 공이 넘어갈 전망이다.